엔씨-넥슨 분쟁 소강 국면… 엔씨-넷마블 협업 성과가 불씨될 듯

넥슨과 엔씨소프트 경영권 분쟁이 장기 소강 국면에 접어들었다. 넷마블게임즈와 엔씨소프트 협업 결과에 따라 넥슨이 움직일 것으로 관측됐다. 김정주 NXC 대표,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의장이 한동안 미묘한 관계를 이어갈 전망이다.

엔씨-넥슨 분쟁 소강 국면… 엔씨-넷마블 협업 성과가 불씨될 듯

넥슨은 지난 27일 열린 엔씨소프트 주주총회에서 김택진 대표 연임에 찬성했다. 엔씨소프트와 넷마블게임즈 협업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과정을 공개할 것을 요청했다.

김정욱 넥슨 대외담당 전무는 “넷마블게임즈와 협업이 주주가치 향상을 위한 결정인지 의문”이라며 “넷마블게임즈 협업과 관련한 구체적 정보를 주주들에게 적절한 시기와 방식을 통해 제공하라”고 요청했다.

김택진 대표는 “협업에 대한 수많은 의견에 대한 답은 결과로 보여주는 것”이라며 “최선의 결과를 위해 노력 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연금도 김택진 대표 연임에 찬성하며 일단 엔씨소프트에 힘을 실었다.

이날 김택진 대표 연임으로 넥슨과 엔씨소프트는 정면대결을 피했다. 하지만 사태가 봉합된 것은 아니다.

한경택 넥슨 최고재무책임자는(CFO)는 “상황이 변했기 때문에 엔씨소프트를 향한 추가제안이 없지는 않을 것”이라며 여지를 남겼다.

전문가들은 넷마블게임즈와 엔씨소프트 협업 결과에 따라 넥슨 전략이 달라질 것으로 예측했다.

이성빈 교보증권 연구원은 “넷마블게임즈와 협업이 진행 중이고 김택진 대표가 가진 상징성을 감안해 넥슨이 서두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 엔씨소프트 등기이사 5명이 동시에 임기가 만료된다는 점도 (넥슨이) 속도조절을 한 이유”라고 진단했다.

넷마블게임즈와 엔씨소프트는 2월 상호지분투자와 지식재산권(IP) 교류를 골자로 한 전략적 협업 관계를 맺은 후 테스크포스(TF)를 운영 중이다.

넷마블게임즈에서는 백영훈 부사장(사업총괄)이 엔씨소프트에서는 배재현 부사장(CPO), 윤재수 전무(CFO)가 주축으로 접점을 찾는다.

두 회사는 3월 현재 △빠른 결과 보다 좋은 성과 △시너지 극대화라는 두 가지 가이드라인을 세웠다. 즉 서두르지 않고 시장이 납득할만한 성과를 내겠다는 것이다.

이 연구원은 “엔씨소프트와 넷마블게임즈 협업 성과는 빨라도 하반기에나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며 “엔씨소프트 경영권을 두고 당분간 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게임즈 3사 구도가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