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표준·인증 정보, `e-나라표준인증`에서 쉽게 찾는다

#1. 최근 정부가 자동차용 블랙박스 국가표준 인증 기준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소식을 접한 블랙박스업체 A사 제품 담당자는 고민에 빠졌다. 성능과 보안 수준이 높아졌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구체적인 정보를 어디에서 확인해야 할지 몰랐기 때문이다. 기사를 포함해 이곳저곳을 뒤져봤지만 대략 내용만 있을뿐 실제 기업에 필요한 상세한 내용은 찾기 어려웠다.

고민하던 A사 담당자는 3월 초 오픈한 국가 표준·인증 통합정보 포털 ‘e-나라표준인증’을 떠올렸다. 담당자는 포털 사이트에 접속해 키워드 입력만으로 블랙박스 제품·품목별 표준·인증 정보를 한 번에 찾을 수 있었다. 그는 “종전에는 초기 제품 설계와 제조 단계에서 필요한 정보를 찾고 인증 절차를 확인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려 어려움이 컸다”며 “손쉽게 필요한 정보를 알아내는 것만으로도 업무가 수월해졌다”고 말했다.

#2. 올 초 가수 이효리가 자신이 직접 키운 콩을 제주도 한 장터에서 ‘유기농 콩’이라고 판매해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조사를 받았다. 유기농산물을 판매하기 위해선 아무리 친환경적인 과정을 거쳤더라도 관련 법률에 따른 관계 기관 인증이 필요한 탓이다. 법규와 인증 정보가 부족한 소상공인이나 비전문가라면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이었다.

일반인들이 국가 인증 정보를 조회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어디서, 어떤 내용을 찾아야 하는지 조차 모르는 게 대부분이다. 이때 ‘e-나라표준인증’ 포털을 이용하면 사전 지식이 없는 사람도 손쉽게 인증 정보를 찾을 수 있다. 제품을 만들어 판매하기 전에 어떤 표준과 기준을 지켜야 하는지, 어떤 인증을 획득해야 하는지 등을 상세하게 알아볼 수 있다.

복잡한 표준·인증 정보, `e-나라표준인증`에서 쉽게 찾는다

‘e-나라표준인증’은 23개 부처가 운영하는 표준·기술기준·인증제도를 한 곳에서 통합 제공하는 정보포털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이 지난 1년간 통합 DB 구축 작업을 거쳐 3월 초 서비스를 시작했다.

그동안 기업은 제품판매와 서비스 인증 절차를 파악하기 위해 각 부처 홈페이지에서 개별적으로 정보를 찾거나 복잡한 경우엔 전문가 컨설팅까지 받았다. 이로 인해 적지않은 비용과 시간 부담을 감수해야 했다.

혁신전문기업실용학회가 지난 2012년 중소기업 인증제도 애로사항을 조사한 바에 따르면 상당수 기업이 △복잡한 인증절차(21.8%) △필요서류·문서 작성 및 준비(15.3%) △관련 정보부족(10.9%) 등에 따른 어려움을 호소했다.

법정인증을 운영하는 95개 인증기관 중 41개 기관만이 온라인 서비스를 제공한다. 54개 기관은 여전히 오프라인에서 인증 업무를 처리한다. 제품 인증 획득에 건당 평균 168시간이 소요되는 실정이다.

국표원은 이같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각 부처가 운영하는 표준·인증 정보를 e-나라표준인증 포털 한 곳에 모았다. 인증제도 207개, KS표준 2만549종, 기술기준 2020종을 중심으로 연계 DB를 구축했다. 인증간 상호인정 품목 699개와 관련 법령 정보 등도 함께 제공한다.

복잡한 표준·인증 정보, `e-나라표준인증`에서 쉽게 찾는다

e-나라표준인증의 가장 큰 장점은 초보자도 손쉽게 정보를 검색할 수 있다는 것이다. 포털 화면에서 키워드 입력만으로 제품·품목별 표준·인증 정보를 한 번에 제공한다.

가령 포털에서 ‘LED’를 검색하면 연관 인증제도(5개), 기술기준(11종), KS표준(559종)을 비롯해 인증간 상호인정 가능품목, 관련 법령, 담당부처 정보를 얻을 수 있다.

e-나라표준인증은 사용자 편의 제고 차원에서 검색어와 유사한 품목군 연관 검색어 추천 기능을 갖췄다. 표준·인증 지도 서비스로 상호 연관 정보를 한번에 파악 가능하다. 사용자에게 관심있는 품목 맞춤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인증제도 변경이나 표준 제·개정 진행상황 알림서비스도 지원한다.

복잡한 표준·인증 정보, `e-나라표준인증`에서 쉽게 찾는다
복잡한 표준·인증 정보, `e-나라표준인증`에서 쉽게 찾는다

e-나라표준인증 도입으로 중소기업의 시간·비용 절감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정보탐색비용 절감효과가 연 432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인증 신청·관리에 소모되는 시간과 비용을 줄여 연 1154억원에 이르는 절감효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국표원은 e-나라표준인증 포털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고도화하고 개선할 계획이다. 올해 비교대상 문서 중복 여부를 분석하는 기능을 추가한다. 모바일 서비스를 더해 언제 어디서나 스마트폰으로 표준·인증 정보를 획득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국표원 관계자는 “e-나라표준인증 포털로 중소기업이 정보탐색과 인증업무 처리 시간·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것”이라며 “새로운 국정운영 패러다임 ‘정부 3.0’ 기조에 맞춰 지속적 협업으로 체계적인 표준·인증제도 확립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