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문제 해결 에너지절약, 저영향개발(LID) 주목

도시침수, 열섬효과, 하천오염 등 도시화에 따른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저영향개발(LID)이 주목받고 있다. 저영향개발로 지구온난화가 야기한 폭염과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고 에너지절약 효과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저영향개발기법인 나무여과상자가 적용된 도로.
저영향개발기법인 나무여과상자가 적용된 도로.

31일 환경부에 따르면 1970년대 3%에 불과했던 전국 불투수면적률이 2010년대 들어 7.9%로 늘었다. 불투수면적률이 높아졌다는 것은 도시 콘크리트나 아스팔트, 보도 블럭 등 빗물이 땅속으로 스며들 수 없는 면적이 많아졌다는 뜻이다.

도시·산업단지 같은 곳은 불투수면 때문에 빗물이 지하로 침투하지 못해 비가 내릴 때 수질오염물질 증가, 도시침수, 지하수 고갈, 하천 건천화 등 문제를 야기한다. 불투수면적률이 증가할수록 수질이 나빠지는 경향을 보이며, 불투수면적률이 20%를 넘어가면 수질악화 현상까지 나타난다.

이 같은 문제는 자연 물순환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해 개발하는 ‘저영향개발’로 해결할 수 있다. 저영향개발 기법은 저류·침투·여과·증발산 등 물순환 체계를 개선해 강우 유출량과 비점오염원을 줄인다. 수생태계 건강성 회복, 열섬 현상 완화, 도시경관 개선, 지하수 고갈 방지, 에너지절약 등 효과를 낸다. 빌딩에서 선택하기 쉬운 ‘옥상녹화’, 도심에 소규모 저류시설을 만드는 ‘식생체류지’, 가로수 하부에 여과부가 포함된 구조물을 매립하는 ‘나무여과상자’ 등 기법이 대표적이다.

저영향개발은 경제성 측면에서 기존 방식에 비해 유리하다. 미국 환경청(EPA)은 저영향개발이 환경적 혜택 뿐 아니라, 기존 개발방식에 비해 강우유출수관리 등에서 15∼80% 비용절감 효과를 거둘수 있다고 밝혔다. 저영향개발 시설로 식생체류지, 식생수로를 도입해 강우유출수 관리 비용 등을 절감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물순환 회복, 도심침수 예방, 수질오염 저감을 목적으로 일부 저영향개발기법 적용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우수 침투시설 설치 의무화, 옥상녹화 활성화, 공원 투수성 포장 등이다. 제도적으로 도시·군 계획시설은 불투수면에서 발생하는 빗물 유출을 최소화해 자연상태 물순환 회복에 기여토록 규정했다. 친수구역조성사업으로 인한 수질오염을 최소화하기 위한 물순환시스템 구축도 권장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저영향개발 기법의 전반적 사회적용은 미미한 실정이다. 저영향개발기법을 단순히 권장하는 수준으로는 변화가 묘연할 수 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저영향개발을 위해 토지이용계획 단계부터 저영향개발이 고려된 계획수립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김이형 공주대 교수는 “저영향개발 도입 활성화를 위해 토지이용계획 수립시 저영향개발기법 적용을 의무화하고, 환경영향평가에서 저영향개발 부분이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으면 토지이용계획을 변경토록 하는 등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