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지주회사 전환 활발 할 듯"…지배구조 변화 적기

올해 3세대 경영진의 지분이전과 과세 이연의 종료로 인해 기업들의 지주회사 전환이 활발하게 일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3세대로의 지분 이전은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31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3세들이 경영전면에 나서고 있지만 지분 이전 과정이 순탄치는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3세대들이 과거에 비해 충분한 부를 축적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게 이유다.

1세대에서 2세대로 지분이 이전된 때는 고성장 시기였기 때문에 2세대가 충분한 부를 축척했다. 하지만 3세대들은 글로벌 경제 위기 등으로 인해 자신의 부를 축적할 시간적 여유가 없어 지분 이전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김 애널리스트는 “3세대들은 투자금의 회수가 빠르고 본인의 경영능력을 빠르게 확인 받을 수 있는 내수시장에 집중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더욱이 3세대들은 일감몰아주기가 가능한 시스템통합(SI)업체나 소모성자재구매대행사(MRO), 물류회사 등의 지분율을 높이는 방법을 택하고 있다.

다만 최근 정부가 일감몰아주기를 단속하고 있어 이마저도 녹록치는 않은 상황이다.

한편 올해 한솔홀딩스를 비롯해 덕산 하이메탈, 골프존, 메가스터디, 우리산업, 심텍, 오스템임플란트 등 다수의 기업이 지주회사 전환을 시도할 계획이다.

이는 올해 지주회사 전환과 관련된 과세이연이 종료되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또 지주회사로의 전환을 통해 자사주의 이결권이 살아난다는 점에서 지주회사 전환은 대주주의 지배력을 높이는 도구로 활용된다.

더욱이 신규순환출자금지, 일감몰아주기 규제 등은 지배구조의 변화를 앞당길 이벤트로 인식되고 있다. 국회에 계류 중인 중간금융지주법 통과 시 대기업 그룹의 지주회사 전환은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중간금융지주법이란 중간금융지주회사를 설치하면 일반지주회사도 금융자회사를 보유하도록 허용해주는 내용이 담겨 있다. 즉 삼성·현대차·롯데·한화그룹 등이 금융 계열사 지분을 외부에 매각하지 않고도 지주회사체제로 전환할 수 있다.

김 애널리스트는 주요 그룹별 지배구조 관련 이벤트로 한화의 한화에너지, 한화S&C의 부각, 한진의 자회사인 정석기업, 현대차의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 합병, SK그룹의 SK케미칼 계열분리 가능성, 한솔그룹의 한솔로지스틱스 분할 등을 꼽았다.

또 롯데그룹은 신동빈 회장을 중심으로 하는 지배구조 개편이 예상되고 LG그룹은 LG상사의 범한판토스 인수로 4세대인 구광모의 지배력 강화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상원기자 slle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