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니터, 구부리고 깜빡임 없애야 "팔린다"

하향세를 겪던 모니터 시장이 제품 차별화로 재도약에 나섰다. 외형적으로는 곡면을, 기능적으로는 플리커 프리가 재도약 발판이다. 과거 CRT에서 LCD로 수요 대전환을 재현하겠다는 제조사 의지다.

LG전자 모델이 `29인치 곡면 시네뷰 모니터(왼쪽)`, `34인치 곡면 멀티 디스플레이 모니터` 제품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 LG전자 제공
LG전자 모델이 `29인치 곡면 시네뷰 모니터(왼쪽)`, `34인치 곡면 멀티 디스플레이 모니터` 제품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 LG전자 제공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20~30인치대 모니터 패널을 200여만장 생산할 전망이다. 대형화와 함께 21인치부터 최대 34인치 이상 모델이 주류를 이룬다. 곡면 모니터 곡률은 3000R로 4000R대인 TV보다 크다.

삼성전자는 올해 출시하는 모델 대부분을 커브드(곡면)로 구성했다. 29인치 이상은 업계 최초로 최대 3000R 곡률을 구현했다. IPS LCD TV에서 곡면에 소극적인 LG전자도 모니터에서는 곡면에 적극적이다. 21대 9 화면비 ‘시네뷰’ 등 전략모델에 곡면을 적용해 세계적으로 마케팅을 진행하며 호응을 얻고 있다.

LCD 특유 미세한 깜빡임 현상을 제거한 플리커 프리는 대세로 자리 잡았다. 벤큐, 필립스 등 해외업체를 시작으로 올해에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에서도 적용에 나섰다. 미세한 깜빡임(플리커)으로 인한 눈 피로와 시력저하를 막아 건강에 대한 높은 관심을 겨냥했다.

최근에는 공공발주에서도 플리커 프리를 요구하는 사례가 늘어 외산제품이 국산을 누르고 낙찰되는 경우도 생겼다. 지난해 대법원이 발주한 3500대 규모 모니터 공급사업에는 벤큐 모니터가 낙찰돼 공급됐다. 국산 중 플리커 프리를 충족한 제품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 외에 장시간 노출 시 눈의 피로와 안구건조증을 유발하는 블루라이트 감소기능 등 다양한 시력보호 기능이 탑재되고 있다.

이 같은 모니터 업계 변화는 위기의식 때문이다. IHS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12년 14%로 세계시장 점유율 1위였으나 2013년과 지난해 11%로 각각 3위와 4위로 주저앉았다. 저가형을 앞세운 델과 레노버가 삼성 빈자리를 메꿨다. LG전자는 8~9% 점유율로 5위를 지켰다. 세계 1등 TV에서 확보한 곡면 경쟁력과 최신 기술은 저가형을 따돌리기 위한 우리 업계만의 카드라는 것이다.

세계 모니터 시장도 패널공급 하락세가 중단되고 연간 1억5000만장을 전후로 안정적인 공급이 예상된다. 타무라 요시오 IHS 연구원은 “스마트폰 성장 정체에 따른 PC로의 대체수요 이전과 4K(3840×2160), 5K(5120×2880), 곡면 등 중요한 이슈들이 발생하고 있다”며 모니터 시장이 견조한 안정세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