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스마트카 산업, 전자통신업계 성장동력 확인

LG전자가 스마트카 핵심 인프라 기술인 V2X 표준 제정 주관사로 선정됐다는 소식이다. V2X는 자동차에 통신 기능을 탑재해 차량 간(V2V), 도로 인프라(V2I)·보행자(V2P) 등 외부 개체와 연결하는 기술이다. 스마트카·커넥티드카 확산 근간이자, 안전도 향상 및 자율주행 시스템 발전에 직결된다.

V2X는 지금까지 자동차 업계가 주도하는 WAVE 통신(802.11p)이 ‘사실상 표준’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기존 이동통신 인프라를 그대로 활용하면서도 성능이 뛰어난 LTE 기반 기술이 급부상하면서 주도권에 변화가 생긴 것이다. 스마트카 시대에는 자동차 뿐 아니라 전자, 통신, 전장부품 등을 두루 망라하는 통찰력이 필요하고, 융합 주도권도 기존 자동차가 아닌 전자·통신업계 몫이 됐다. 실제로 LTE 기반 V2X 표준 제정 주관사로 선정된 LG전자는 완성차를 비롯해 통신사, 네트워크 장비 및 반도체 업체를 망라한 20여개 업체로 구성된 협의체를 주도하게 된다.

LG는 이미 수년전부터 LG전자를 비롯해 LG유플러스, LG이노텍 등 계열사를 동원해 스마트카 산업 생태계 전반에 도전했다. 가전과 모바일에서 축적한 노하우를 자동차에 접목, 스마트카 혁명 ‘주전’으로 뛰겠다는 각오다. LG전자 자동차분야 통신표준 제정 주관사 선정도 그 결실의 하나다. 전자통신업계가 자동차 분야로 영역을 확대하는 가능성을 확인한 것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세계 전자·통신업계는 기존 시장이 포화하고 경쟁이 심화하면서, 신성장동력 아이템 발굴이라는 공통과제를 안고 뛰고 있다. 스마트카 산업은 가장 유력한 포스트 아이템 후보다. 자동차와 전자·IT 산업 간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총성없는 전쟁이 벌어지는 시장에서 우리 산업계가 다양한 융복합 기술과 표준을 확보하며, 자동차IT 융합 트렌드를 주도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