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고객님이 안 오시면 저희가 갈게요"

수익률 악화로 속앓이를 하고 있는 시중은행이 고객을 찾아 현장으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군부대, 백화점, 해변, 지역축제 등에 이동식 점포를 차리는 것부터 은행원이 직접 영업 외 시간에 고객의 일터까지 찾아가는 서비스로 차별화를 꾀한다.

KB국민은행 김포양곡 팝업 브랜치1
KB국민은행 김포양곡 팝업 브랜치1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은 신세계 그룹과 양해각서(MOU)를 맺고 올해 하반기부터 스마트뱅킹유닛 및 이동식 팝업 데스크를 신세계 백화점, 이마트 등 주요 매장에 설치한다.

스마트유닛뱅킹은 직원 2~3명이 근무하는 초경량화 간이 점포다. 일반 영업점이 휴무인 주말에도 근무하며 고객을 맞겠다는 계획이다.

‘고객에게 찾아가는 뱅킹’ 서비스를 지향하는 SC은행의 모빌리티플랫폼도 확대 추세다. 전문 교육을 받은 300여명 직원이 고객을 찾아가서 예금, 대출 및 카드발급까지 진행해준다. 2015년 1월 말까지 2만1000여건 업무를 진행했다.

모빌리티플랫폼을 직접 수행하는 이민석 SC은행 개포동지점 차장은 “고객이 영업점에 방문할 필요 없이 사무실이나 자택 등으로 직접 찾아가 서비스를 제공하다보니 없던 고객층까지도 새롭게 창출할 수 있는 효과가 있다”며 “영업점 종료시간인 오후 4시를 넘겨 오후 7시까지 고객에게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계절성 이벤트인 지역축제에는 농협의 이동식 점포가 차지했다. 지난 3월 광양 매화축제와 구례 산수유축제, 진도 바닷길 축제, 4월의 논산 딸기축제, 5월 울산 고래축제 등 연례화된 지역 행사에 농협 이동식 점포가 자리잡고 있다.

농협 관계자는 “지자체와 지속적으로 유대관계를 갖고 있다 보니 지역행사에 금융 서비스 지원을 많이 간다”며 “자동화기기는 물론리고 농협 직원이 상주하며 일반 은행과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고객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휴가철 피서지를 찾는 수많은 인파를 위한 ‘해변은행’도 주목 받는다.

우리은행은 휴가 피크 시즌에 맞춰 대천, 경포 해수욕장 등에 이동점포를 설치한다. 17톤 트럭을 개조해 제작된 특수차량이다. 자체 발전설비, LED화면 및 스피커 장비는 물론이고 일반 점포와 같은 단말기, ATM 등의 시설을 갖추고 고객을 맞는다.

KB국민은행은 산업개발 지역이나 신규 아파트 단지 등 금융 인프라가 아직 미비한 곳에 컨테이너 박스 형태의 이동형 점포 전략으로 차별화를 가져가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세종신도시, 양곡, 영종 하늘도시, 양산 지역 등 당시 건물이 많이 들어서지 않은 신도시라 하더라도 금융 수요가 없는 것은 아니라는 판단하의 전략”이라며 “상권 선점이 필요한 지역을 중심으로 기동성이 좋은 컨테이너 점포를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고정 점포를 벗어나 직접 고객이 몰려 있는 군부대, 휴양지, 지역 축제, 심지어 고객의 집까지 찾아온다는 시중은행의 시도는 고무적이지만, 대부분 카드 신규에 집중돼 있는 게 현실”이라며 “은행권이 핀테크 기술 기반으로 보다 다양하고 완결성 있는 이동식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앞으로의 과제”라고 말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