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한국 비메모리 점유율 1%... 미국·대만 이어 떠오르는 중국

세계 시장에서 차지하는 한국 팹리스 점유율이 2013년 2.1%에서 2014년 1%로 떨어졌다. 중국은 같은 기간 7%에서 9%로 성장했다. 팹리스 전통 강자인 미국과 대만에 이어 중국이 새로운 강자로 급부상하는 동안 한국 팹리스는 방향을 잃은 모습이다.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팹리스 시장은 미국(63%), 대만(18%), 중국(9%) 순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1% 점유에 그쳤다. 2013년 한국 팹리스 점유율은 2.1%였지만 1년 만에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셈이다.

중국 비메모리 산업은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IC인사이트 조사 결과 세계 50위 팹리스 기업에 중국 회사 9곳이 이름을 올렸다. 2009년 하이실리콘만 순위에 포함됐지만 2014년에는 스프레드트럼, 다탕, 나리스마트칩, CIDC, 록칩, RDA, 올위너 등이 올랐다.

한국 팹리스 시장은 지난 수년간 침체기를 겪었다. 지난해 역시 눈에 띄는 성장을 한 기업이 없다. LG그룹 계열사로 편입한 실리콘웍스, SK하이닉스가 인수한 실리콘화일도 이렇다 할 변화를 보여주지 못했다. 절치부심하며 재도약을 노리는 기업이 많지만 결실을 평가하기는 아직 이르다.

업계는 국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는 중국 정부 기조와 거대한 내수 시장에 힘입어 중국이 강력한 시스템반도체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미 SMIC 등 비메모리 부문 파운드리는 상당한 수준으로 올라섰다.

중국 사업을 공격적으로 추진하는 우리 팹리스는 기술 수준에서 한국과 중국이 큰 차이가 없다고 입을 모은다. 현지 기업끼리도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치열한 생존 경쟁이 벌어지고 있어 외산 기업인 한국 업체가 살아남기 더 어려워졌다는 게 중론이다.

최종현 넥스트칩 이사는 “차별화된 기술력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이고 같은 가격으로 더 좋은 품질을 공급하는 게 생존 전략”이라며 “규모의 경제를 갖춘 기업이 저가에 제품을 공급해 경쟁자를 죽이고 시장을 독점하는 경향이 점점 커진다”고 전했다.

손종만 지니틱스 대표는 “한국 팹리스 기업의 가장 큰 문제는 규모가 영세해 연구개발 역량이 부족한 것”이라며 “규모의 경제를 키워 중장기 성장 동력을 마련하기 위한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제품군을 다양화해 영업 시너지를 높이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