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보호/시큐리티톱뷰]<116>이영 테르텐 대표

“국내 정보보호 상태는 한마디로 말해 주입식 교육 위주였습니다. 자기주도 학습이 되지 않아 국가 정보보호에 구멍이 많습니다.”

이영 테르텐 대표는 현재 한국 정보보호 상태를 이렇게 진단했다. 그는 KAIST 박사과정 중이던 지난 2000년 회사를 설립하고 15년째 운영 중인 대표 여성 CEO다. 암호학을 공부한 이 대표는 디지털 콘텐츠 보안 시장을 열었다. 테르텐은 디지털저작권관리(DRM) 원천기술로 개인과 기업, 공공기관 정보자산을 보호하는 솔루션을 개발했다.

[정보보호/시큐리티톱뷰]<116>이영 테르텐 대표

“정부가 제시한 수많은 권고안은 필요조건일뿐 충분조건은 아닙니다. 기업 스스로 시스템과 네트워크 상태를 진단하고 이에 맞는 정보보호 시스템을 운영해야 합니다. 정부가 제시한 안은 각 기업마다 다른 체계에 딱 맞지 않습니다.”

이 대표는 이렇게 국가가 모든 것을 해주다 보니 시장이 기형적으로 변했다고 지적했다. 과도한 처방이 오히려 역효과를 냈다.

“안타깝지만 국내 보안기업도 스스로 성장할 원동력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보안기술 선진국과 기술격차가 더 벌어지기 전에 빠르게 추격해야 합니다.”

이 대표는 현실을 직시하고 가장 빠르게 선진 기술을 습득할 방법을 모색 중이다. “빨리 선진 기술을 배워서 한국에 맞게 소화해야 합니다. 미적거리다간 향후 경제적 손실이 더욱 큽니다.”

테르텐은 15년간 국내 유명 인터넷 콘텐츠 고객을 고객사로 두고 자체 기술개발에 매진했다. 내부 연구개발(R&D) 역량만으로 급증하는 보안 위협과 빠른 기술변화 대응에 힘이 부친다.

“세계 보안시장은 인텔리전스 중심의 지능형 시스템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이제 어떤 위협이 나타날지 예측하고 앞서 대응책을 세워야 할 때입니다.”

이 대표는 “지난해 세계에서 발생한 해킹 중 절반이 사이버전”이라며 “국가적으로 사이버전을 치르는 상황으로 넘어왔다”고 진단했다. 그는 “앞선 선진국의 지능형 위협 예측 엔진을 가져다 한국 상황에 맞춰 새로 디자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브랜드는 아시아에서 경쟁력이 있습니다. 문화 콘텐츠 한류처럼 보안 한류 돌풍을 만들 기회가 있습니다.” 그는 “서방을 경계하는 아시아권 국가에 한국 보안기술을 접목할 기회가 많다”며 “테르텐은 앞으로 디자인 통합 보안 회사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