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HCE 헤게모니...모바일 카드 시장 판도 바꾸나

이통사 협력 없어도 모바일카드 사업 독자 추진 가능해

금융사는 물론이고 통신사를 포함한 비금융사까지 모바일 결제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자사 서비스나 상품에 고객을 묶어둘 수 있는 요인이 될 뿐 아니라 핀테크 기술 기반 모바일 결제 산업의 성장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을 이용해 모바일 결제를 하고 있는 모습
스마트폰을 이용해 모바일 결제를 하고 있는 모습

이런 가운데 기존 모바일 카드 시장의 주도권을 행사하던 통신사에 카드사들의 공세가 시작됐다. 휴대폰 유심(USIM) 카드에 저장해 사용하던 카드 정보를 클라우드를 활용한 HCE 기반으로 전환하려는 시도다. 이 기술이 적용되면 이통사 협력이 필수였던 모바일카드 사업을 카드사가 독자 추진할 수 있다.

그 동안 이통사는 ‘스마트월렛’ ‘모카’ 등을 선보이며 수년전부터 결제 서비스에 도전했지만 시장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 현재도 가입고객 기반 결제 서비스 출시를 준비 중이지만 성공 가능성은 미지수다.

이런 상황에 카드사가 클라우드로 카드 정보를 처리하는 HCE기반 결제 솔루션을 도입하면 모바일 경제시장 헤게모니가 카드업계로 이동할 수 있다.

HCE를 이용한 결제 솔루션은 이미 빠른 속도로 전 세계 퍼지고 있다.

마스터카드 클라우드 기반 결제 솔루션인 MCBP는 호주, 캐나다,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러시아, 미국 등 15개국에서 25개 이상의 시범 테스트가 진행 중이다.

비자가 만든 HCE기반 모바일 카드 솔루션인 VCP도 국내를 비롯한 전 세계 시장으로 발을 넓히고 있다.

금융 당국이 최근 모바일 카드 단독 발급을 허용했다. 이와 함께 모바일 결제시장의 파이를 키울 NFC결제 단말기 보급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업계 전문가는 “모바일 결제 서비스를 두고 통신사와 금융사의 주도권 경쟁은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통신사와 금융사의 주도권 경쟁은 크게 몇 가지 요인에서 비롯된다.

먼저 금융사가 이통사에 지불하는 수수료 문제가 가장 실질적인 이유다. 또 이통사 협력모델이 신속한 신규 서비스나 다른 카드사와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금융사가 이통사를 동일 시장을 놓고 싸워야하는 경쟁사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모바일 카드 결제시장 주도권이 카드사를 비롯한 금융계로 옮겨가는 전환점이 될 수 있는 HCE 확산에 통신사가 긴장하는 이유다.

업계 전문가는 “결제 서비스 출시도 시원치 않고 카드사들이 유심까지 이용안하고 모바일 결제 시장에 진출한다는 소식이 통신사 입장에서는 탐탁지 않을 것”이라며 “모바일 카드 발급 속도가 빨라져 시장이 커졌을 때 주도권을 누가 갖느냐가 중요한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