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칼럼]스마트카 시대 융합 인재 양성 방향

[자동차칼럼]스마트카 시대 융합 인재 양성 방향

대학 교육의 최근 화두는 교육 과정 특성화다. 이와 관련해 학부 내에 어떤 분야를 특성화하게 되면 학문 보편성을 기반으로 기존 교육을 보완한 후에 장기적 관점에서 필요한 내용을 새로 개설해야 한다. 최근 대학교 공학 교육의 위기는 산업체 연구개발 및 기술 혁신 속도가 매우 빠르고 산업체 요구가 특수화되고 있다는 것에 기인한다. 이에 따라 공학 교육 특성화는 단순히 산업체에서 요구하는 당장 필요한 특정 기술에 몰입돼 진행되는 실정이다.

이처럼 대학 교육이 단순히 산업체 요구 기술에만 특정된다면, 과거 피처폰에서 스마트 폰으로 패러다임이 변화하는 시기에 겪었던 큰 문제가 발생할 것이다. 피처폰에 최적화됐던 인력이 퇴출됐던 문제 등이 그것이다. 1990년대 새로운 디스플레이 열풍에 힘입어 대거 양성됐던 PDP 연구인력도 또 다른 예다. 이들은 현재 국내 산업계에 거의 남아 있지 않고, 수많은 고급 인력 대부분은 미국을 비롯한 외국으로 빠져나갔다. 그것은 국내에는 PDP 외에 플라즈마 기술을 요구하는 회사가 매우 적었지만, 외국 혁신 기업은 이들이 보유한 원천 기술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외국은 다양한 산업 생태계가 존재한 상태에서 PDP 특정 기술이 아닌 보편적 기술인 플라즈마 기술 수요가 있었다. 선진국은 이런 원천 기술 수요에 의해 대학의 지속적 연구가 가능하고 산업 생태계 변화에 빠르고 혁신적으로 대응할 수 있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대학 특성화도 당장 눈앞의 취업이 아니라 대학별로 철학을 가지고 장기적이고 다양한 안목 하에서 진행해야 한다.

스마트카와 커넥티드카, 자율주행차 등 ‘차세대 자동차’와 ‘서비스 로봇’을 포괄하는 차세대 스마트 이동체는 범부처 국가 융합기술 발전 전략 핵심 기술 중 하나다. 이 분야는 기계·전자정보 분야의 대표적 융합 산업이며, 최근 숭실대가 출범시킨 ‘고안전 보안지향 스마트 이동체 사업단’의 핵심이다. 이 분야는 향후 5년간 4만6000명 규모의 원천 기술 연구개발 인력이 부족할 전망이다. 창의적 융합 인재를 집중 양성해야 할 필요가 커졌다. 이 같은 필요에 의해 본 사업단은 융합 인력 양성에 집중할 예정이다. 특히 사업단은 장기적 관점에서 보편적으로 필요한 ‘인간을 위한 서비스 중심의 이동체’로 인류의 안전하고 행복한 삶을 지원하는 친구 같은 이동체 개발을 지향한다.

하지만 기존 공학 교육은 문제풀이 방법 위주 교육에 세분화된 공학분야(기계·IT 등)를 중심으로 폐쇄적 독자 운영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 교과목은 회사에서 원하는 인재를 양성하기에는 부족함이 크다. 이에 따라 대학 교육도 기술 융합에 따른 새로운 ‘패러다임 시프트(Paradigm shift)’가 필요하다.

이에 따라 사업단은 공학계열 학과 간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고 전공 상관성이 가장 큰 전자정보공학과 기계공학의 학제적 특성화를 통해, 기존 학과(정보통신 및 기계공학) 교육체계 혁신을 도모한다. 또 전자정보·기계공학 융합 기반 학부 교육과 다양한 융합 전공 이수가 가능하도록 다양한 전공을 개설하고 다(多)학제적 교과과정 운영 및 융합 전공을 도입했다.

기존 교과목을 보완한 신설 학부 과정은 자동차 기능안전성 표준인 ‘ISO 26262’와 서비스 로봇 기능안전성 표준 ‘ISO 13482’를 융합한 ‘이동체 기능안전성 표준’이 대표적이다. 또 차량 소프트웨어 개발 표준인 오토사(AUTOSAR) 4.x 기반 소프트웨어 개발을 위한 ‘이동체 표준 SW 구조’를 비롯해 △이동체 보안 시스템 △이동체 진동 제어 △이동체 모델기반 설계 △이동체 파워트레인 HW 구조 등을 새로 개설했다. 특히 오토사는 웹브라우저 기반 개발 환경을 이용해 설계 및 교육의 효율성을 높였다.

본 사업단의 교육 목표는 기초에 충실하고 현업에 즉시 필요한 융합 인재를 넘어 산업계 변화에 스스로 적응해 지속가능한 연구개발이 가능한 창의적 융합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다. 향후 스마트 이동체 석·박사 연구실을 신설해 사업단 차원의 산학 협력도 추진할 예정이다. 특히 국제 표준화 움직임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글로벌 인재의 요람이 될 것이다.

위재경 숭실대 교수·고안전 보안지향 스마트 이동체 사업단장 wjk@ss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