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성, 자신의 달을 잡아먹고 있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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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표면 밑에서 간헐천이 발견돼 화제를 모았던 토성의 달 엔셀라두스가 자신의 모행성 토성에게 잡아먹히고 있는 중이다. 사진에서 보듯 엔셀라두스 주변의 길고 구불구불한 덩굴손같은 구조가 엔셀라두스의 구성물질(얼음입자)을 토성의 E링으로 계속해서 옮기고 있다.

따라서 가로길이 500km짜리 토성의 달 엔셀라두스의 간헐천도 계속 제자리를 지키지는 못할 것 같다. 엔셀라두스의 남극지표면은 작은 얼음을 시속 1287km로 방출하는 간헐천으로 구성돼 있다.

디스커버리뉴스는 17일 미항공우주국(NASA,나사)와 학자들의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토성이 얼음으로 덮인 엔셀라두스를 어떻게 천천히 잡아먹고 있는지 소개했다.

토성의 E링(긴 호)이 어떻게 자신의 주위를 도는 달(엔셀라두스)을 삼키는지를 보여주는 놀라운 사진. 카시니가 촬영한 사진(왼쪽)은 토성의 얼음으로 구성된 달 엔셀라두스(의 간헐천에서 나온 얼음입자)가 천천히 토성의 최대 고리 E링에 잡아먹히는 모습을 보여준다. 오른쪽은 컴퓨터시뮬레이션을 통해 각 간헐천에서 나온 얼음입자 궤적을 따라가 본 결과다. 사진=나사,JPL,칼테크
<토성의 E링(긴 호)이 어떻게 자신의 주위를 도는 달(엔셀라두스)을 삼키는지를 보여주는 놀라운 사진. 카시니가 촬영한 사진(왼쪽)은 토성의 얼음으로 구성된 달 엔셀라두스(의 간헐천에서 나온 얼음입자)가 천천히 토성의 최대 고리 E링에 잡아먹히는 모습을 보여준다. 오른쪽은 컴퓨터시뮬레이션을 통해 각 간헐천에서 나온 얼음입자 궤적을 따라가 본 결과다. 사진=나사,JPL,칼테크>

이 유령같은 덩굴손(아래사진 흰색)은 오랫동안 토성주위 궤도를 도는 엔셀라두스를 따라다닌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입자들이 나온 곳은 엔셀라두스의 간헐천이었다. 과학자들이 그 원천을 추적해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콜린 미첼 콜로라도소재 우주과학연구소 카시니 이미징팀 부교수는 “우리는 사진을 통해 각각의 독특한 덩굴손 구조가 엔셀라두스 표면에 있는 간헐천들로부터 재생산된다는 것을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미첼과 동료들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이용해 각 간헐천에서 분출된 얼음알갱이의 궤적을 따라가 보았다. 덩굴손은 엔셀라두스가 돌고 있는 토성 궤도상의 E링으로 다가갔다. E링은 엔셀라두스로부터 수만km에 걸쳐 펼쳐져 있고 두께가 2천,km로 된 미세 입자로 된 링이다.

과학자들은 덩굴손이 지름 1마이크로(100만분의 1)미터도 안되는 작은 입자로 구성돼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이들은 토성 주변의 다른 시점, 다른 위치에서 사진을 검토한 결과 덩굴손의 정확한 모습이 시간의 경과에 따라 변화한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작은 물얼음입자가 엔셀라두스 남극의 균열된 곳을 통해 분출되고 있다. 이 사진은 2000년 8월 카시니호가 촬영한 것이다. 사진=나사,JPL,칼테크
<작은 물얼음입자가 엔셀라두스 남극의 균열된 곳을 통해 분출되고 있다. 이 사진은 2000년 8월 카시니호가 촬영한 것이다. 사진=나사,JPL,칼테크>

존 와이스 워싱턴 세인트마틴대 부교수는 “우리는 한 사진에서는 일부특징이 나타났지만 다른 사진에서 사라진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저자들은 이런 덩굴손 등장시 변화가 토성에 의한 조석 변형력(tidal stress, 潮汐變形力)주기로 인해 발생한 게 아닌가 생각하고 있다.

이는 엔셀라두스가 토성 궤도를 돌면서 짜부라졌다가 펴졌다 하면서 발생한 결과다. 조석 변형력 주기는 간헐천 분출 지점의 균열된 넓이도 제어했다. 토성에 의해 만들어지는 조석변형력이 균열지점에 강하게 작용할수록 균열구멍은 더 넓어지고 분출물질도 더 많아진다.

캐롤라인 포코 수석연구원은 “덩굴손은 토성 E링의 공급통로로서 우리에게 얼마나 많은 물질이 엔셀라두스를 떠나 토성궤도로 향하는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따라서 과학자들에게 또다른 중요한 단계는, 여기에 얼마나 많은 질량이 포함돼 있는지를 알아내고, 그럼으로써 얼마나 더 달(엔셀라두스) 지표면 아래 대양이 계속 존재하게 될지를 추정하는 것이다.

대양의 수명에 대한 추정은 오랜 시간에 걸쳐 이뤄진 엔셀라두스의 진화과정을 이해하는 데 중요하다.

이는 엔셀라두스가 얼음표면 아래 생명체를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믿는 천문학자들에게는 중요한 정보다.

■토성의 달 엔셀라두스, 생명의 징후를 보여주다

과학자들은 엔셀라두스에 외계 생명체가 있을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들은 지난 달 다른 행성에 생명체가 있을 가능성에 대한 돌파구가 열렸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미항공우주국(NASA, 나사) 카시니 탐사선은 토성의 달 엔셀라두스에서 지구의 심해에서 보이는 것 같은 열수(熱水)활동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를 제시했다.

만일 이것이 확인된다면 엔셀라두스는 태양계에서 지구를 제외하고는 유일하게 지하에서 뜨거운 물과 바위가 상호작용하고 있는 천체가 된다.

엔셀라두스에서 발견된 유명한 호랑이줄무늬 열 지도.  오랜 균열이 엔셀라두스 남극의 얼음을 녹여 물을  증발시킴에 따라 지각아래의 물이 분출됐다. 이는 급속히 냉각돼 물얼음입자가 됐다. 사진=나사,JPL,칼테크
<엔셀라두스에서 발견된 유명한 호랑이줄무늬 열 지도. 오랜 균열이 엔셀라두스 남극의 얼음을 녹여 물을 증발시킴에 따라 지각아래의 물이 분출됐다. 이는 급속히 냉각돼 물얼음입자가 됐다. 사진=나사,JPL,칼테크>

이는 토성의 달이 생명체 추적에 있어서 보다 매력적인 장소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게 될 것이다.

과학자들은 이미 지구 심해저의 태양빛이 비치지 않는 열수 분출공 주변에서 기괴한 생명체가 살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지구에서 열수작용은 해수가 지각에 침투해 반응하고 가열된 후 광물질이 섞인 솔루션으로 나타날 때 자연적으로 발생한다.

2편의 과학논문에 따르면 이는 얼음으로 된 토성의 달이 지구에서와 비슷한 화학적 과정을 거치고 있을지 모른다는 것을 처음으로 분명하게 보여준 사례다.

■토성의 고리는 어떻게 만들어졌나?

이는 토성의 고리를 발견한 이래 사람들의 가장 큰 의문이었다.

이에 대한 의문을 풀어내는 것은 카시니탐사선의 핵심 목적이었다. 카시니는 엔셀라두스가 토성의 가장 큰 고리 E링의 먹이가 되고 있다는 것을 알아냄으로써 이에 대한 부분적 답을 내놓았다.

엔셀라두스는 지난 2005년 7월 14일 엔셀라두스를 근접비행하던 중 먼지분석기로 엔셀라두스의 남극쪽을 측정했고 여기서 작은 알갱이가 뿜어져 나와 광대한 E링쪽으로 간다는 사실을 측정해 냈다.

이 비행은 E링 175km 이내의 초근접비행이었다. 따라서 막 분출돼 E링으로 간 엔셀라두스 조각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지난 2012년 카시니가 촬영한 E링 앞의 엔셀라두스. 배경에 있는 큰 달은 미마스다. 사진=나사 JPL 칼테크
<지난 2012년 카시니가 촬영한 E링 앞의 엔셀라두스. 배경에 있는 큰 달은 미마스다. 사진=나사 JPL 칼테크>

카시니의 계측기기는 천천히 움직이는 엔셀라두스 먼지알갱이가 이 달의 중력으로부터 도망갈 수 없다는 사실을 발견했고 이 달 주변의 구름을 형성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하지만 엔셀라두스로부터 더빨리 도망치는 먼지알갱이는 이 달을 도망쳐 토성의 E링을 채운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이는 토성의 달이 토성의 고리중 하나를 형성한다는 것을 직접적으로 확인한 최초의 사례였다.

이 정보는 어떻게 토성의 다른 고리가 형성됐는지를 이해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토성의 고리의 구조

토성의 고리는 거대하고, 복합적인 구조로 돼 있다.

토성의 고리는 발견된 순서대로 이름이 붙여졌다. 행성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D, C, B, A, F, G 순으로 매겨져 있다. E링은 가장 바깥에서 두번째에 위치하고 있다.

토성의 놀라운 E링은 우리태양계에서도 가장 큰 행성의 고리다. 토성의 달 미마스의 궤도에서 타이탄의 궤도에 이르기까지 거리는 약 100만km에 이른다. 이 고리는 토성에서도 가장 폭이 넓은 고리다.

카시니 탐사선에서 호랑이 줄무늬로 파인 엔셀라두스의 남극을 근접비행해 본 모습. 갈라진 엔셀라두스 지표면. 상대적으로 크레이터 충격이 적은 것은 이 달의 지각이 유년기임을 보여준다. 얼음은 판활동에 따라 새로운 층으로 계속해서 바뀐다. 사진=나사,JPL,칼테크
<카시니 탐사선에서 호랑이 줄무늬로 파인 엔셀라두스의 남극을 근접비행해 본 모습. 갈라진 엔셀라두스 지표면. 상대적으로 크레이터 충격이 적은 것은 이 달의 지각이 유년기임을 보여준다. 얼음은 판활동에 따라 새로운 층으로 계속해서 바뀐다. 사진=나사,JPL,칼테크>
토성의 E링이 빛나고 있다. 엔셀라두스는 이를 배경으로 한점 실루엣으로 보인다. 실루엣 아래로 이 달의 남극간헐천이 분출되면서 밝게 빛나고 있다. 사진=나사,JPL,칼테크
<토성의 E링이 빛나고 있다. 엔셀라두스는 이를 배경으로 한점 실루엣으로 보인다. 실루엣 아래로 이 달의 남극간헐천이 분출되면서 밝게 빛나고 있다. 사진=나사,JPL,칼테크>

과학자들은 최근까지만 해도 엔셀라두스의 먼지가 목성의 갈릴레이 달에서 관측된 것과 같은 과정을 통해 만들어졌을 것으로 추정해 왔다. 즉 E링도 달표면을 때린 미소 유성체(流星體)가 폭발하면서 흩뜨려진 먼지입자로 만들어졌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카시니탐사선 데이터에 따르면 E링은 엔셀라두스 표면에 부딪친 미소유성체의 먼지입자는 물론 엔셀라두스 남극지역에 위치한 간헐천 분출 입자로도 채워지고 있었다.

카시니탐사선은 엔셀라두스의 남극에서 다른 곳보다 훨씬 높은 표면 온도를 측정해 내면서 엔셀라두스 남극에서의 입자분출 가능성을 처음으로 제시한 바 있다.

전자신문인터넷 이재구국제과학전문기자 jk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