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눈에 보는 과학뉴스]미세 입자를 3차원 영상으로 촬영

미세 입자의 3차원 위치 추적 기술은 유체역학, 생명공학 등에서 다양한 기작을 이해하는 데 필수다. 떠다니는 미세 입자를 추적함으로써 미세 입자의 브라운 운동 분석, 유체의 점성 측정 등을 수행할 수 있고, 세포 내부 입자의 3차원 위치를 추적해 세포질 점성 측정, 세포내 골격 작용 등을 이해할 수 있다.

[한눈에 보는 과학뉴스]미세 입자를 3차원 영상으로 촬영

최근 빛을 이용해 포획한 입자의 3차원 위치 추적 방법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하지만 기존 방법은 광학적 한계나 느린 계산속도 등으로 한계가 있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기존 한계를 극복한 새로운 미세 입자 3차원 위치 추적 방법을 개발했다.

KAIST 물리학과 박용근 교수팀은 CT촬영 원리와 비슷한 광회절 단층촬영법을 이용해 광학 집게로 포획한 입자의 3차원 위치를 고속으로 측정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광학 집게를 사용한 세포 단계 수술 작업을 실시간 촬영할 수 있어 세포 반응, 수술 예후 등을 모니터링 할 수 있다. 기존에 어려웠던 세포 내부 성분과 총량에 대한 정확한 수치 측정도 가능해졌다.

광학 집게는 빛을 이용해 미세 입자를 붙잡아 힘을 가하거나 3차원 위치를 움직일 수 있는 기술이다. 렌즈를 이용해 레이저 빔을 머리카락 수백분의 일 크기 초점으로 모으면 자석에 철가루가 끌려오듯 주변 미세입자들이 달라붙는다. 초점 위치를 옮기거나 힘을 가해 미세 입자의 3차원 위치를 조절하는 것이 광학 집게 원리다.

광학 집게로 움직인 미세 입자 위치를 측정하기 위해 광학 현미경을 이용하는데, 입자의 2차원 움직임은 미세 입자에 의해 산란된 빛의 정보를 측정함으로써 쉽게 알 수 있었다. 하지만 다른 물체가 시선 방향의 미세 입자를 가로막아 산란된 빛의 정보가 왜곡되거나, 생물 세포처럼 복잡한 형상인 경우에는 3차원 위치의 정확한 측정이 어려웠다.

연구팀은 병원의 CT촬영 원리와 비슷한 광회절 단층촬영법을 이용해 입자의 3차원 영상화에 성공했다. 다각도로 CT 영상을 찍어 환자 몸 내부를 들여다보듯, 광학 집게로 포획한 미세 입자에 레이저 빔을 여러 각도로 입사해 촬영한 뒤 이를 분석했다.

2마이크로미터(㎛) 크기의 유리구슬을 광학 집게로 집어 백혈구 세포 위에 얹은 뒤 백혈구의 반응을 1초당 60장의 속도로 영상화했다. 기존 기술로는 앞쪽에 위치한 백혈구가 구슬을 가려 촬영이 어려웠다. 백혈구 세포 내부구조도 매우 복잡해 기존에는 백혈구 세포 위에 얹어 있는 실리카 구체 위치를 확인할 수 없었으나, 광회절 단층촬영법을 사용한 영상은 실리카 구체와 백혈구 세포 위치뿐 아니라 샘플 내부 화학 조성도 정량적으로 측정할 수 있었다.

박용근 교수는 “포획한 입자의 3차원 위치와 내부 구조를 별도 표지 없이 빠른 속도로 측정 가능한 기술”이라며 “물리학, 광학, 나노기술, 의학 등 다양한 분야에 응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예를 들면 개별 세포에서 세포막과 세포핵 등에 광집게로 힘을 가하는 세포 단계의 수술 작업을 3차원으로 실시간 영상화해 세포 반응과 수술 예후를 모니터링하는 것 등이 가능하다.

1저자로 참여한 김규현 학생은 “물리적, 화학적 자극에 따른 세포 반응을 단일 세포 단계에서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 방법을 이용해 부유 입자와 세포, 조직 등 다양한 시스템에 광학 집게로 힘을 가하고, 이를 3차원으로 실시간 영상화하는 실험을 수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미국 광학회지 ‘옵티카(Optica)’ 20일자 온라인판 표지 논문으로 게재됐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