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원대 엔저의 공습 "절규하는 중소기업, 대책은…"

엔화가치가 7년만에 800원대에 진입하며 리스크 관리에 취약한 수출 중소기업 타격이 커지고 있다. 정부차원의 적극적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원·엔 환율의 심리적 마지노선인 900원이 무너졌다. 엔화가치가 떨어지면 일본에 직접 수출을 하는 기업은 영업이익률이 급감한다. 일본제품과 세계 시장에서 경합하는 기업의 가격 경쟁력도 떨어진다. 우리나라와 일본의 수출 경합도는 50%에 육박한다.

800원대 엔저의 공습 "절규하는 중소기업, 대책은…"

일본에 전자제품을 수출하는 한 중소기업 사장은 “중소기업의 엔저 위기는 하루 이틀일은 아니지만 이젠 생존 문제와 직결된다”며 “일본에 수출할수록 오히려 영업이익률이 마이너스가 되는 구조여서 결국은 일본이라는 시장을 포기하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 중견기업 대표는 “엔저로 경쟁력을 쌓은 일본기업 공세로 결국엔 국내 중소 수출기업은 버틸 수 없게 될 것”이라며 “지금의 제도권 하에서도 엔저에 대비할 수 있는 방법이 있지만 시기가 위중한 만큼 보다 적극적인 정책 판단이 필요할 때”라고 덧붙였다.

이천배 한국무역보험공사 환위험관리팀장은 “대일 수출을 하는 중소기업에는 엔저 문제가 이미 상시화된 이슈”라며 “환변동성이 클 때만 환위험 헷지에 관심을 갖기 보다는 이제 환변동보험 등 환헷지 수단을 상시적으로 이용해 환위험을 관리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정부차원에서도 환변동보험료 지원확대, 중소기업 경영 안전자금, 원-엔 직거래 시장 개설 등 보다 적극적인 중소수출기업 지원책이 나와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엔저는 향후 장기화된 상수가 됐기 때문에 수출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시키기 위해 기업 차원에서 장기적 경영 전략을 세우는 것도 중요하다”며 “정부차원에서도 엔저 피해 기업 자금지원 등 다양한 방식으로 엔저 시대에 대비한 방책을 고심 중”이라고 말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