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는 카카오게임, 깊어지는 김범수의 고민

도전자들의 '흔들기' 계속 돼…업계 요구도 늘어나

김범수 다음카카오 의장이 최근 사석에서 “게임 때문에 고민이 많다”고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견고한 사업구조를 가졌지만 네이버 등 도전자들의 ‘흔들기’가 계속되며 다음카카오에 바라는 게임업계 요구가 많아졌다는 뜻이다.

김범수 다음카카오 의장
김범수 다음카카오 의장

김 의장의 고민은 최근 ‘레이븐’ ‘캔디크러시소다’처럼 RPG, 퍼즐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카카오게임하기 없이 성공한 게임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웹젠은 지난 달 온라인게임 ‘뮤’를 모바일게임으로 재해석 한 ‘뮤 오리진’을 구글플레이에 직접 출시해 매출 2위까지 끌어올렸다.

게임사 한 대표는 “카카오게임하기에 게임을 출시해 모을 수 있는 유저는 15만명에서 20만명 사이로 마케팅 비용으로 따지면 약 10억원 정도 규모”라며 “자본력이 큰 게임사는 굳이 수수료를 내가며 카카오게임하기에 출시할 이유가 적다”고 말했다.

‘위기설’에도 불구하고 다음카카오 게임사업은 튼튼하다. 연간 매출 21% 성장, 월 30~40개 신규 제품 출시, 1000만 내려받기 게임 10종 등 다음카카오 게임사업 실적은 좋은 편이다.

다음카카오에 따르면 이 회사 2014년 게임사업 매출은 2575억9200만원으로 2013년에 비해 33% 성장했다.

다음과 합병 이후 분기당 80억원 수준 온라인게임 사업 매출이 더해진 것도 있지만 주력은 ‘카카오게임하기’를 통해 거둔 모바일게임 매출이었다.

이 회사 2014년 4분기 모바일게임 매출은 605억7900만원으로 2013년 4분기에 비해 21% 늘었다.

다음카카오는 게임사업을 시작한 후 약 400여개 퍼블리셔와 파트너십을 맺었다. 5월 현재 총 630여종 게임을 카카오게임하기에서 서비스하고 이중 12개가 매출 상위 20위권(구글플레이 4월 27일 기준)에 들었다. 카카오게임하기는 출시 이후 약 4700만명이 5억건 이상 게임을 내려받은 국내 1위 모바일게임 플랫폼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카카오게임하기 없이 시장에 안착한 게임이 등장하며 다음카카오 영향력이 줄어든 것처럼 이야기 하는데 이는 표면적 현상”이라며 “적어도 국내 게임시장에서 다음카카오가 모바일게임에 행사하는 파워는 여전히 독보적”이라고 평가했다. 아직까지 모바일게임 플랫폼으로 카카오게임하기 영향력을 대체할 만한 것이 없다는 것이다.

게임사 한 사장은 “다음카카오가 수익성을 기준으로 입점심사 절차를 까다롭게 진행한다면 당장 곤란해지는 게임사가 여럿”이라고 말했다.

국내시장으로 범위를 좁힌다면 최근 경쟁상대로 부각된 네이버와 비교해도 다음카카오 게임사업 역량이 두드러진다.

매출은 물론 기업 투자도 활발하다. 다음카카오가 최근 100% 지분을 인수한 케이큐브벤처스는 약 13개 게임회사 지분 투자를 진행했다. 투자 금액만 약 60억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게임사 한 관계자는 “다음카카오의 고민은 실제로 수치가 떨어져서라기보다는 수성하는 입장에서 반 카카오 정서가 늘어나는 것에 대한 걱정”이라며 “이 같은 분위기가 확대될 경우 해외 사업 등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의장의 고민은 △퍼블리싱 사업 강화 △카카오게임샵 오픈 △중소게임사 지원정책으로 이어졌다.

다음카카오는 최근 국내 게임을 중국시장에 서비스하는 퍼블리싱 사업을 시작했고 개발사가 최대 71.5% 수익을 가져가는 카카오게임샵을 오픈했다.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무료 플친 발송 △이모티콘 무료 △게임 하기에 △사전예약 시스템 무료 노출 등을 묶은 억대 마케팅 패키지를 지원하는 등 부담을 줄이기 위한 노력도 병행 중이다. 퍼블리싱 사업과 중소게임사 지원책을 강화해 게임업계와 연대감을 높이는 차원이다.

김윤상 게임넥스트웍스 대표는 “인디게임처럼 가능성은 충분한 데 카카오게임하기가 도전하지 않은 분야가 많다”며 “다음카카오가 경쟁 속에서 중소회사를 향한 지원을 늘리는 것은 게임업계에 고무적인 현상”이라고 말했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