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 시장 뜨는데… 국산 부품 후방 산업 열릴까

무인 항공체 드론에 대해 전자분야 소재·부품 산업계가 촉각을 세우고 있다.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에 첨단 부품을 공급한 기술력과 생산 기반이 드론 관련 후방 산업 진입에 유리하지만 정확한 수요 파악이 쉽지 않아 사업 착수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소형 드론에는 180여종 부품이 들어간다. 모터(엔진)와 배터리·제어기판·센서·통신모듈·광학장치 등 전자부품부터 항공역학적 디자인이 가미된 프로펠러, 각종 조립용 브래킷, 프레임 등 다양한 부품이 본체를 구성한다. 용도에 따라 사진·동영상 촬영용 고성능 카메라 모듈과 수평 제어용 짐벌(Gibal), 조명 등 기능성 고성능 부품이 추가된다.

민간 분야 드론 세계적 메카로 꼽히는 중국 선전은 스마트폰 제조 협력기술을 바탕으로 드론 산업이 성장했다. 박석종 한국드론협회 회장은 “중국 선전 전자부품업계는 3년여 전부터 신성장 아이템으로 드론산업을 선택하고 키워왔다”며 “삼성과 애플 등 글로벌 기업 관련 협력사 기술과 제조 기반이 됐다”고 말했다.

국내도 최근 수원시가 ‘드론산업특구’를 조성, 삼성전자 협력사 생산라인 등을 바탕으로 드론산업 전초기지를 만든다는 구상을 발표했다. 드론 연구와 제작, 판매, 사후관리 등 관련 기업을 유치해 전략적으로 육성한다는 것이다.

부품 업계도 새 먹거리로 상업용 드론 관련 사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주요 가전 제조사에 로봇청소기용 항법센서를 공급하는 정학영 마이크로인피니티 대표는 “국산 군수용 무인기에 넣기 위해 개발한 항법솔루션을 바탕으로 크기와 가격을 낮춘 민간 드론용 항법센서를 준비 중”이라며 “국내외 시장 수요를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 역시 수원시 광교에 있다.

불확실한 시장 수요와 이미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중국산 부품 대비 가격경쟁력 확보는 해결과제다. 대다수 스마트폰 부품 관련 업체가 드론 사업에 관심을 보이면서도 신중한 접근을 펼치는 이유다. 국내 드론 업체 역시 모터와 배터리 등 핵심 설계는 독자 기술로 하되 단가 문제로 인해 중국에 외주 양산을 맡기는 비율이 높다.

부품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에 쓰이는 고성능 초소형 카메라모듈과 각종 센서, 통신 모듈 등은 드론 제조와도 맞닿아 있어 국내 업체 기술과 생산 기반 활용도가 높다”면서도 “아직 정확한 수요가 파악되지 않은 상황에서 새로운 생산라인 신설과 투자에는 부담이 있어 시장 상황을 신중하게 지켜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