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자동차 생산능력이 올해 판매될 신차 대비 두 배에 달할 전망이다. 업체 간 과도한 생산 경쟁이 중국 자동차 산업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닛케이신문은 올해 중국 내 자동차 생산능력이 전년 보다 20% 늘어나 총 5000만대가 될 것이라고 6일 밝혔다. 반면 올해 중국 신차판매는 전년 대비 7% 늘어난 2500만대에 머물 전망이다. 자동차 생산능력 급증으로 최대 공급 가능한 차량 대수가 수요의 갑절에 달한다.
올해 중국 자동차 공장 가동률은 시장 전체 수요를 감안해도 적정 수준 80%에 한참 못 미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이미 중국 시장 자동차 재고도 300만대 가량으로 집계되기 때문이다.
중국 자동차 생산능력 과잉은 지난 2012년 자동차 제조사가 시장 급성장을 위해 대규모 투자를 결정하면서부터 시작됐다. 2012년 세계 자동차 업계 투자금의 60%가 중국으로 몰렸다. 투자 이후 신 공장 가동까지 약 3년이 소요되는 것을 감안하면 당시 투자 판단이 지금의 생산과잉을 불러왔다고 분석된다.
향후 중국 자동차 생산능력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점유율 변동 여지가 큰 중국을 겨냥한 해외 제조사의 추가 투자가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중국 시장 1위 폴크스바겐은 오는 2019년까지 생산능력을 연 500만대로 현재보다 90% 늘릴 계획이다. 2위 제너럴모터스(GM)는 향후 5년간 160억달러(약 17조원) 이상을 투자하고 3위 현대자동차도 제 2공장을 신설해 생산능력을 지금보다 50% 늘린다는 방침이다.
시장에서는 중국 자동차 생산능력 과잉이 업계에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내다본다. 과도한 시장 점유율 경쟁으로 각 제조사에 타격을 줄 것이란 해석이다. 제조사도 시장에서 이미 할인 경쟁이 시작돼 수익성이 둔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해외 제조사와 중국 기업이 합작한 업체가 대부분인 상황에서 중국 생산 차량을 수출하는 것도 어려운 상황이다. 비야디(BYD) 등 중국 자체 제조사도 약한 브랜드파워로 해외 시장 공략에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중국 자동차 수출 대수는 90만대를 기록했다.
자동차 생산능력 과잉이 심해지며 고용유지와 산업 성장을 이끌어야 할 중국 정부 고민은 늘고 있다. 지난 3월 개정된 중국 산업별 투자 목록에서는 자동차 제조업을 처음으로 투자 ‘장려’에서 ‘제한’으로 바꿨다. 신규 투자는 제한했지만 이미 과잉된 생산 설비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는 과제로 남았다.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