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 CTO가 말한다]<2>이동면 KT 원장 "유무선 통합 5G 선도"

이동면 KT융합기술원장
이동면 KT융합기술원장

“심각하게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동면 KT 융합기술원장은 전자신문과 인터뷰에서 평창올림픽 대비 5세대(G) 통신 기술개발에 임하는 자세를 이렇게 밝혔다. 2020년 이후에나 상용화가 예상되는 5G의 원형 기술을 세계 최초로 선보이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웠다. 미디어와 사물인터넷(IoT) 5G 기술을 준비 중이다. 올해는 기가인터넷과 롱텀에벌루션(LTE) 고도화에 투자를 집중할 계획이다. 유무선 네트워크 통합 기술에도 선제적 투자를 하기로 했다.

-올해 중점 투자계획은.

▲사업부문에서 유선은 기가인터넷, 무선은 LTE 고도화가 기본이 될 것이다. 연구부문에서는 LTE-A, 5G 투자가 이뤄진다.

5G하면 모바일 네트워크 생각하는데, 그보다는 포괄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5G 시대되면 무선과 유선 구분이 특별히 없어질 것이다. KT 유무선 사업이 있는데 이를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인프라 사업자로 진화할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필요한 기술을 개발하려고 한다.

예를 들어 5G에서는 인프라가 소프트웨어(SW) 기반으로 될 것이다. 네트워크 장비도 일반 SW 위주로 돌아간다. 그래서 SW 기반 인프라기술 등을 개발하고 있다.

-‘유무선 통합’이란 어떤 개념인가.

▲유선망은 이미 IP화 됐고 무선망도 IP화되고 있다. 둘이 분리돼 있을 이유가 없다. 둘이 효과적으로 통합될 수 있는 기본 조건을 이미 갖췄다. 5G 시대가 되면 기가급으로 네트워크에 접속할 필요성이 커진다. 유선이든 무선이든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하게 되는 것이다. 네트워크가 합쳐지는 게 맞다. 5G를 무선 기술로만 보는 건 작은 시각이다. 유무선 네트워크와 서비스까지 포괄적인 개념으로 보는 게 KT가 접근하는 방식이다. 유무선을 통합적으로 운용하는 5G는 아마도 KT가 세계 최초가 될 것이다.

-5G 기술 개발하고 있는 게 있다면.

▲지난달 말 세계 최초로 실외 시연에 성공한 다중입출력(매시브 MIMO) 기술이다. 똑같은 용량의 주파수를 사용하더라도 체감속도와 수용인원을 이전보다 향상시킬 수 있다.

LTE와 와이파이 간 병합 기술인 LTE-H(HETNET)도 개발 중이다. 5G에서는 대형 기지국과 소형 기지국이 함께 설치된다. 두 기지국을 동시에 효율적으로 제어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이 기술은 여러 개 주파수를 묶는(CA) 기술과는 조금 다르다. 서로 다른 통신망을 하나로 묶는 ‘링크 애그리게이션(LA)’ 기술이 적용된다. LTE(150Mbps)와 기가와이파이(450Mbps)를 더해 최고 600Mbps 속도를 낼 수 있다.

IoT는 필연적으로 네트워크 기술이 필요하다. IoT 단말부터 플랫폼, 응용서비스까지를 5G와 연계해 함께 개발하고 있다.

-평창올림픽 준비는.

▲심각하게 준비하고 있다. 네트워크, 응용서비스, 단말 등을 포괄적으로 준비 중이다. 평창에서 한국의 차별화된 기술과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도록 아이템을 발굴하고 있다. 5G의 원형을 보여주는 계기가 될 것이다. 5G는 2020년 이후에 상용화될 걸로 이야기한다. 5G 초기 모습을 보여주려고 한다. 이에 기반해 이전에는 가능하지 않았던 서비스를 기획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말하기 어렵지만 미디어와 IoT 쪽이 될 것이다.

-5G 회의론이 있는데.

▲지금 서비스 되는 패턴을 머리에 넣고 5G를 생각하면 당연히 그런 생각이 들 것이다. 5G는 ‘미래 서비스’를 수용하는 네트워크다.

하나는 IoT다. 지금은 스마트폰이나 PC 정도만 네트워크에 물린다. IoT 기기를 다 연결하고 이 기기가 다 지능화된다고 생각해보자. 지금은 한 시간에 한 번 데이터 보내주고 끝이지만 이때가 되면 엄청난 정보를 주고받을 것이다. 자율주행차를 생각해보면 쉽다. 도로에 그런 차가 꽉 차 있다면 이야기가 다르다. 필요한 네트워크 스케일이 달라진다. 수백억개 IoT 디바이스가 연결되면 더욱 그렇다.

다음은 클라우드다. 이제는 소유하는 시대에서 접속하는 시대로 바뀌고 있다. 만약 접속 속도가 10배, 100배 빨라진다면 정보와 관련한 서비스나 재화를 들고 다닐 필요가 없다. 사용자와 클라우드가 5G로 연결된다면 세상이 달라질 것이다.

-5G 시대에 통신사 역할은.

▲네트워크 장비는 제조사가 제공하지만 네트워크에서 최적으로 필요한 기능은 통신사가 제공한다. 5G 시대에는 이것이 더욱 심화된다. 다양한 종류의 네트워크 장비가 나타난다. 통신사가 이것을 모두 관리하고 통합할 수 있어야 한다. 장비가 제공하던 기능이 SW 기반으로 변한다는 점도 중요하다. 장비를 사다 쓰는 것과 SW를 장비에 올리는 것은 다르다.

-네트워크 가상화 기술 개발 현황 및 전망은.

▲예전에는 하드웨어로만 가능했던 기술이 이제는 일반 CPU 위에서 SW로 구현되는 타이밍이 왔다. 일반 서버의 CPU 처리 용량이 굉장히 높아져 네트워크 가상화(NFV) 환경이 만들어졌다. KT는 이미 NFV 기술을 확보하고 ‘기가오피스’란 서비스에 적용하고 있다. 기업이 컴퓨팅 장비를 전화국으로 옮기고 이를 기가인터넷으로 연결하는 것이다. 올해 NFV 관련 서비스를 다수 출시할 계획이다.

NFV 이익은 물론 투자비 감소다. 장비 구입비와 운영비가 줄어든다. 가장 중요한 건 신속성이다. 서비스 도입에 걸리는 시간이 기존 두 달에서 일주일 정도로 크게 단축된다. 5G에서는 수많은 서비스가 새로 도입되기 때문에 이를 빠르게 수용하려면 SW 기반으로 가야 한다.

-우리나라 통신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네트워크와 이에 기반한 정보통신기술(ICT) 융·복합 산업이 세계적으로 격변 시기에 와 있다. 5G, SW 기반 네트워크, IoT 융·복합 어떤 용어도 좋다. 이건 기회자 위기다. 한국이 기회를 살리려면 지금보다 공격적인 연구와 사업화가 필요하다. 이걸 KT가 해보겠다. 단순히 기술적 변화가 아니라 산업이 크게 변화하는 그런 시기에 와있다. 앞으로 이런 변혁이 자주 있을 것이다. 옛날에는 수십년 라이프 사이클을 가지고 움직였다면 이제는 다르다. 네트워크 기반 비즈니스도 굉장히 빠르게 변화할 것이다. 이걸 선도해야 한다. 우리나라 통신산업이 세계 선두를 유지하는데 KT가 기여하고 싶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