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크래프츠, 국내 최대 주사전자현미경 개발…광물도 절단없이 분석 가능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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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한 벤처기업이 한 뼘 크기 광물을 자르지 않고 최대 30만배까지 확대해 볼 수 있는 대형 주사전자현미경을 순수 국산기술로 개발했다. 주사전자현미경은 시료 표면에 전자선을 주사해 입체 구조를 관찰한다. 국내에서는 반도체를 비롯한 전자부품 검사·측정 장비나 소재, 바이오 분야 연구개발에 주로 사용한다.

베리타스-3000 사용 화면. 대부분의 작업을 마우스 조작만으로 할 수 있다.
베리타스-3000 사용 화면. 대부분의 작업을 마우스 조작만으로 할 수 있다.

엠크래프츠(대표 전정범)는 주사전자현미경(SEM) 베리타스(Veritas)-3000을 출시했다고 11일 밝혔다.

이 제품은 최대 직경 220㎜ 크기 시료를 관찰할 수 있다. 지금까지 국산 주사전자현미경은 90㎜까지 가능했다. 8인치 반도체 웨이퍼도 분석할 수 있다.

엠크래프츠는 단순히 시료를 넣을 수 있는 챔버 크기를 키운 게 아니라 현미경이 다양한 위치에서 시료를 분석할 수 있게 이동 범위를 늘렸다. X축과 Y축은 각각 120㎜, Z축은 65㎜까지 움직이는 5축 전자동 스테이지를 장착했다. 시료 입체 구조를 30만배로 확대해 보기 때문에 스테이지 안정성과 정확도가 관건이다.

챔버가 크기 때문에 기존 제품과 달리 확장성이 높다. 결정면에서 산란한 전자 패턴을 관찰해 응력을 유추하는 전자후방산란회절(EBSD) 장치와 X선 분광분석기(WDS), 라만 분광(Raman Spectroscopy) 장비 등을 연결해 쓸 수 있다.

사용 방법도 간단하다. 대형 주사전자현미경인 베리타스 시리즈부터 중·소형 제너시스(Genesis) 시리즈까지 단일 SW를 적용했다. 이동하거나 초점을 조절할 때 별도 노브를 조작할 필요 없이 마우스만으로 대부분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일반인도 두 시간 정도 교육받으면 작동할 수 있을 정도로 쉽다.

가격은 동일한 기능 외산 제품과 비교해 3분의 2 수준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200억원에 달하는 수입 대체 효과도 기대된다. 반도체·철강·자동차 부품 등 대형 시료 검사나 분석이 필요한 분야가 우선 목표다. 중국·동남아시아·인도 등 해외 시장도 동시 진출할 계획이다.

엠크래프츠는 오는 7월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나노코리아 2015’에 베리타스-3000을 비롯한 전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전정범 엠크래프츠 대표는 “베리타스-3000 개발로 세계 최소형 주사전자현미경인 제너시스 미니부터 대형까지 모든 제품군을 갖춘 전문기업으로 발돋움하게 됐다”며 “강력한 성능과 저렴한 가격, 빠른 사후 서비스(AS)로 시장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창선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