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티볼리 EVR 조기양산 검토…친환경차 시장 정면 도전

이르면 내년 친환경차 대열 합류

쌍용자동차가 최근 공개한 주행거리연장전기차(EREV) ‘티볼리 EVR’의 양산을 서두른다. 국내외 경쟁사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카(PHEV)와 EREV를 경쟁적으로 내놓기 때문이다. 차량은 전기차 최대 약점인 충전 문제를 보완해 높은 상품성도 갖췄다.

쌍용자동차 티볼리 EVR 콘셉트카
쌍용자동차 티볼리 EVR 콘셉트카

20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는 티볼리 EVR 조기 양산을 검토한다. 당초 2018년 수천 대 규모로 양산하는 것이 목표였지만, 양산 규모를 줄이더라도 내년 혹은 내후년 출시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쌍용차의 친환경차 시장 진입이 속도를 내는 셈이다. 회사는 현재 하이브리드카·전기차 등 친환경차 라인업을 갖추지 못했다.

쌍용차 고위 관계자는 “생산 물량을 수백 대 규모로 줄여 내년~내후년 조기 양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티볼리 EVR을) 내연기관 차와 비교해도 전혀 불편이 없는 수준으로 개발해 소비자가 바로 선택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PHEV와 EREV 도입으로 국내 친환경차 시장 경쟁이 가열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BMW, 포르쉐, 아우디 등 수입차 업체들은 올해부터 PHEV를 속속 들여오고 있다. 현대자동차도 하반기 쏘나타 PHEV 출시를 계획했다. 한국지엠도 북미 시장에서 인기를 끈 EREV ‘볼트’를 내년 들여온다.

티볼리 EVR은 이들 차량과 견줘도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다. 전기차 대접을 받지만 충전 걱정은 덜 수 있기 때문이다. 전기차 분류 기준 상 전기모드(EV) 주행거리가 120㎞ 이상이면 순수전기차(BEV)와 같은 수준 보조금이 주어진다. 티볼리 EVR은 전기로만 130㎞를 주행한다. 한국지엠 볼트는 EV 주행거리가 80㎞ 내외다.

티볼리 EVR은 내연기관으로 주행거리를 연장하면 500㎞까지 달린다. 전기차 보조금을 받지만 하이브리드카 수준 편의성을 갖췄다. 최고 시속은 150㎞,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35g/㎞다. 95㎾급 모터, 25㎾h급 리튬이온 배터리를 장착했고, 차체 사이드패널은 탄소섬유로 제작했다. 지난 3월 제네바모터쇼에서 콘셉트카를 처음 공개했다.

이 관계자는 “내연기관을 장착했지만 플러그인하이브리드카(PHEV)와는 플랫폼 자체가 다른 전기차”라며 “고객 편의를 고려한, 팔릴 수 있는 전기차로 만들기 위해 주행거리연장 방식을 택했다”고 강조했다.

기술 개발과 성능 검증도 막바지에 이르렀다. 또 다른 업계 전문가는 “티볼리 EVR 개발은 상당 부분 끝났고, 이미 지난해 고속도로 주행을 포함한 실차 테스트까지 수행했다”며 “올해 말이나 내년 양산이 거론되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