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KOBA, 한국판 NAB로 키우려면

‘국제 방송·음향·조명기기전(KOBA) 2015’가 지난 19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렸다. ‘방송, 감성을 연결하다’를 주제로 나흘간 700여기종 1만점을 웃도는 신제품을 선보였다. 무려 32개국 932개 세계 방송·통신·조명 사업자가 참가했다. KOBA는 명실상부 국내 최대 미디어 전시회로 성장했다.

[기자수첩] KOBA, 한국판 NAB로 키우려면

KOBA 방송장비 전시장은 행사 첫날부터 국내외 바이어, 일반 관람객, 미디어 전공 학생 등으로 발 디딜 틈 없이 북적였다. 하지만 이틀째부터 관람객이 썰물처럼 빠지며 눈에 띄게 한산해졌다.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 방송장비 전시회(NAB)’에서 공개된 제품 대부분이 다시 출품돼 흥미가 떨어진 탓이다. 관객 눈길을 단숨에 사로잡을 수 있는 새로운 제품도 찾기 어려웠다. 일부 중소업체는 지난해 출품한 제품을 그대로 들고 나와 전시하기도 했다.

일부 참가 업체는 관람객을 끌어 모으기 위해 경품을 내걸고 즉석 이벤트를 진행했다. 이쯤 되면 전시회 참가 목적이 방송장비 기술력을 알리기 위한 것인지 단순히 방문 관람객 수를 채우기 위한 것인지 불분명하다.

한 방송장비 업체 대표는 “매년 KOBA에 참가하고 있지만 국내외 바이어 방문 횟수가 적어 실질적 판매·수출 효과는 미미한 수준”이며 “대내외 홍보활동이 부족해 정작 대형 사업자나 바이어가 KOBA에 참가하지 못하는 사례도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NAB에는 159개국 1700여개 업체가 참가했다. 관람객 수만 9만4000여명으로 추산된다. 단순 계산으로 KOBA보다 갑절이상 큰 규모다. 세계 방송 트렌드를 한눈에 볼수 있는 전시·세미나 프로그램을 마련해 세계 방송업계 구성원 이목을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KOBA는 매년 참가 업체 수를 늘리며 외형을 불리고 있다. 경품을 내걸지 않으면 관람객 눈길 한 번 받기 어려운 것이 KOBA 현실이다. 매년 똑같은 내용의 전시회를 다시 찾을 방문객은 없다. KOBA를 한국판 NAB로 성장시키려면 체질 개선이 시급하다.

정보통신방송부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