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바이오]의료 바이오 빅데이터 `황의 법칙 넘는다`

의료 바이오 산업이 정보기술(IT)과 만나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반도체 메모리 용량이 매년 두 배씩 증가한다는 ‘황의 법칙’이 무색할 정도다. 빅데이터 기반 게놈 분석 등 의료 산업 전반에 IT가 확산되는 추세다.

전자신문이 주최한 ‘스마트헬스케어 2015’가 21일 서울디큐브시티호텔에서 열렸다. 앨런 데이 맵알 테크놀러지스 수석데이터사이언티스트가 ‘유전체학을 위한 하둡-우리가 알아야 할 사항’이라는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전자신문이 주최한 ‘스마트헬스케어 2015’가 21일 서울디큐브시티호텔에서 열렸다. 앨런 데이 맵알 테크놀러지스 수석데이터사이언티스트가 ‘유전체학을 위한 하둡-우리가 알아야 할 사항’이라는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26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의료 시장에서 빅데이터 기반 정보 활용 사례가 늘고 있다. 인도 ‘아다하라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아다하라 프로젝트는 인도 국민 12억명에 개인 정보를 부여하는 정부 사업이다. 우리나라처럼 주민등록번호를 생성해 효율적인 행정 관리를 지원한다.

이 프로젝트는 개인번호가 아닌 생체정보로 사람을 식별한다. 지문인식 기반이다. 각 지문별 특징을 구별해 그룹화한다. 공통 요소와 차이점을 나눠 개인이 가진 특정 정보를 저장·관리하는 셈이다.

앨렌 데이 맵알 수석데이터과학자는 “지문 정보를 보면 사람마다 공통적으로 가진 특성과 개별적으로 나타나는 특성이 함께 있다”며 “이를 묶어서 데이터를 분석하면 개인정보를 식별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문 식별뿐만 아니라 의료 산업 전반에 빅데이터 분석 기술이 녹아들고 있다. 최근 인간 유전체 분석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보였다. 2005년 하루에 분석 가능한 염기서열은 100만쌍 정도였다. 염색체 정보 분석에는 방이 가득 찰 정도로 큰 컴퓨터가 필요했다. 그러나 지금은 하루에 1000억쌍을 분석할 수 있다. USB 정도로 작은 기기만 있으면 쉽게 유전 정보를 분석할 수 있다. 대규모 데이터를 손쉽게 처리하는 기술이 한몫했다.

비용 문제도 점차 해결되는 추세다. 데이 수석데이터과학자는 “과거 유전체 분석은 화학 쪽 개념이었다면 지금은 컴퓨팅으로 패러다임이 전환했다”며 “비용도 컴퓨팅 쪽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DNA 기반 유전학에서 컴퓨팅을 얼마나 잘 활용하는가가 산업 발전 척도가 된다는 의미다.

시장 조사업체 맵쿼리캐피털에 따르면 유전체 분석 시장은 지난해 20억달러 규모에서 2020년까지 200억달러로 열 배 이상 확대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반도체 메모리 성장 속도가 시간에 따라 증가하듯 유전체 분석 속도와 편의성이 크게 높아진다고 평가했다. 1년마다 두 배씩 증가하는 반도체 메모리 성장 속도를 따라잡을 수 있다는 의견이다. 업계 관계자는 “제약 업체 등에서 임상 실험을 위한 빅데이터 분석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며 “빅데이터 기반 의료 바이오 산업이 크게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의료 시장에서도 빅데이터 활용 사례가 등장하고 있다. 서울 강남 A병원과 일산 B병원 등이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을 도입해 의료 빅데이터 분석·관리 개념 검증(PoC) 사업을 추진한다. 데이 수석데이터과학자는 “생명 과학 연구개발(R&D)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IT 요소를 적극 도입해야할 것”이라며 “앞으로 IT를 통해 비용을 최소화하는 생명과학 사업이 끝까지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