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IT스타트업 투자액 5억달러 최초로 능가…“고맙다, 핀테크”

영국 런던 소재 IT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가 지난 1분기 처음으로 5억달러를 넘어섰다. 기술금융, ‘핀테크’ 덕이다.

세계 금융 중심가인 영국 런던에 있는 IT스타트업들이 지난 1분기(1~3월) 벤처캐피탈(VC)들로부터 총 6억4698만달러(약7177억원)를 투자받으면서 처음으로 단일 분기 투자액 5억달러(약5547억원)를 돌파했다. 틈새 시장을 노린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사진은 네덜란드 기반 온라인 결제 서비스 업체 애드옌의 로고.
세계 금융 중심가인 영국 런던에 있는 IT스타트업들이 지난 1분기(1~3월) 벤처캐피탈(VC)들로부터 총 6억4698만달러(약7177억원)를 투자받으면서 처음으로 단일 분기 투자액 5억달러(약5547억원)를 돌파했다. 틈새 시장을 노린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사진은 네덜란드 기반 온라인 결제 서비스 업체 애드옌의 로고.

런던에 있는 IT스타트업들이 지난 1분기 벤처캐피탈(VC)에서 총 6억4698만달러(약 7177억원)를 투자받아 처음으로 단일 분기 투자액 5억달러(약 5547억원)를 돌파했다고 테크크런치가 1일 보도했다. 지난 2010년 2분기 런던 IT스타트업 투자액 1000만달러(111억원)에서 무려 65배가량 급증한 수치다.

핀테크 열풍이 이를 주도했다는 분석이다. 런던 IT스타트업들은 지금까지 주로 건축과 관련한 사업에 집중해 왔다. 최근 금융에 IT를 접목한 핀테크 서비스가 주목받으면서 현지 스타트업은 물론이고 이들에 대한 투자도 날로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런던은 하루에 오가는 환전액이 2조6000억달러(2884조1800억원) 규모에 달해 뉴욕의 갑절 이상 많다. 이를 기반으로 유럽 IT스타트업들은 현지 시장에 선제적으로 나선 데 이어 세계 전방위로 사업을 확장 중이다.

네덜란드 기반 온라인 결제 서비스 업체 애드옌(Adyen)은 창립한지 10년도 안 됐지만 180개국 이상 화폐를 취급하며 현재 페이스북, 스포티파이, 에어비앤비 등과도 손잡은 상태다. 이 회사 라이벌인 런던 기반 월드페이(Worldpay)도 성장세가 가파르다.

반면 미국 핀테크 스타트업은 쉽게 세계 시장으로 나서지 못하고 현지 사업에만 주력하고 있다. 미국 핀테크 시장은 애플, 삼성 등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우위를 차지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사람간(P2P) 결제 서비스 업체 스퀘어(Square)가 대표적이다. 6년 전 설립된 이 회사는 현재 미국, 캐나다, 일본, 스웨덴 등 10개국에 진출하는 데 그쳤다. 각국 법적 규제를 피해 지역별로 사업 모델을 다르게 설정하는 데 상당 시간을 소모했다.

테크크런치는 미국과 중국 등 규제당국 힘이 큰 대규모 시장보다 틈새 시장 진출을 노린 게 유럽 스타트업 성공 비결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금융 서비스라는 핀테크 사업 특성상 롱테일 전략을 구사해야한다는 설명이다. 전 세계에서 해외로 송금되는 금액은 한 해 5860억달러(650조4014억원) 규모로 대부분 오프라인에서 이뤄진다. 금융 중심가인 런던이나 아프리카, 아시아 등 인근 국가에서 건너오는 이민자들이 많은 유럽 소재 스타트업이 강점을 발휘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다고 테크크런치는 내다봤다.

글로벌 컨설팅 전문업체 액센츄어(Accenture)에 따르면 영국 핀테크 시장에 대한 투자는 향후 5년간 세계 시장 평균치보다 3배 이상, 실리콘밸리보다 5배 이상 커질 전망이다.

김주연기자 pill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