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특허심사, 세계에 알린다

특허심사 기간 10개월로 최고 수준인 ‘한국형 특허심사’ 사례를 비롯한 국내의 특허분쟁 판례 등이 해외 주요대학에 제공된다. 국내 기업이 해외에서 맞닥뜨리는 분쟁에서 국내 참고자료가 생기는 한편 한국의 우수한 특허제도를 알리는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

2일 특허법원에 따르면 특허법원은 지난해부터 미국 콜롬비아대, 워싱턴대, 하버드대 등 주요 대학과 업무협약(MOU)을 맺고 한국 특허법률과 특허소송 사례집 등 관련 자료를 영문으로 번역해 공급하고 있다.

특허법원은 지난 2010년 하버드대와 MOU를 시작으로 ‘거점 도서관’ 제도를 시작했다. 미 대학내 한국 도서관을 만들어 연 2회씩 국내 특허 소송 및 법률자료집을 갱신해 제공한다. 이후 지난해 제휴 대학을 확대해 지속적으로 자료를 공급하고 있다. 비영어권 국가 중에서는 최초인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법률검색 사이트인 ‘웨스턴로(WesternLaw)’와도 MOU를 체결해 글로벌 특허분쟁 시 국내 판례와 논문을 웨스턴로에서 찾아볼 수 있도록 했다. 해당 자료가 영문버전으로 공급되면 해외 특허법원에서 특허 소송을 당하더라도 국내 시장 참고자료로 활용할 수 있어 우리 중소기업들이 분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웨스턴로 제휴 범위는 연내 확대될 예정이다.

이외에도 특허법원은 오는 10월 한국을 포함한 IP5 5개국의 주요 판사들과 오피니언 리더를 초청해 IP콘퍼런스를 개최할 예정이다.

강영호 특허법원장은 “국제 특허분쟁이 잦다보니 외국인도 한국은 어떤 법제도가 있는지 알고 싶어하는 수요가 매우 높지만 영문 자료가 없어 연계되지 못했다”며 “한국의 빠른 특허심사와 성숙된 특허 제도를 외부에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현재 국내 특허심사 기간은 10개월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다수의 특허를 동시에 처리하는 일괄심사제도와 예비심사제도, 전문심리위원 제도 등 맞춤형 특허제도를 도입해 기업의 경쟁력과 특허 효율성을 높였다. 강 법원장은 “특허의 생명은 시간이며, 한국은 세계에서 6번째로 사건처리가 빠르다”며 “신뢰받는 정확한 심사와 속도 경쟁력을 바탕으로 내실을 높여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