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실명인증에 계좌이동제까지...`화색도는 지방은행`

하반기부터 본격화될 ‘비대면 실명확인’과 ‘계좌이동제’가 시중은행에 밀렸던 지방은행에 호재로 작용될 전망이다. 지방은행은 지역 영업력 기반으로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전국구 영업망’ 구축을 추진한다.

비대면실명인증에 계좌이동제까지...`화색도는 지방은행`

오는 9월부터 주거래 예금계좌를 타은행으로 옮기면 각종 거래가 자동으로 이동되는 계좌이동제가 실시된다. 12월부터 비대면실명인증 허용으로 은행을 가지 않고 몇 가지 인증 과정을 거치면 신규 은행계좌를 만들 수 있게 된다.

금융권은 점포수 경쟁에서 벗어나 ‘상품 경쟁력’을 중심으로 다시 한번 은행업계가 재편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최근 몸집을 불리고 있는 지방은행이 재도약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 될 것으로 전망했다. 각 지방은행은 하반기 닥칠 변화를 대비하고 있다.

JB금융지주는 비대면실명인증이 확대됐을 때 JB다이렉트 상품을 중심으로 영업력 확대에 매진하겠다는 계획이다. JB다이렉트는 서비스 신청, 계좌개설, 가입 등 모든 거래를 이미 비대면 채널로 가능하게 한 온라인 전문 상품으로 큰 호응을 끌었다. 타 지역에 비해 기업체 수가 적은 호남지역에서 벗어나 영업력을 확대하기 위한 JB금융지주 전략 상품이다.

‘굿프렌즈’ 직원이 직접 고객에게 방문해 실명인증을 담당했지만 하반기부터는 비대면실명인증 허용으로 오프라인 실명인증 과정이 사라져, 상품 서비스 개선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DGB대구은행은 지난 1월 결성한 ‘미래금융대응협의회’를 중심으로 비대면실명인증과 계좌이동제, 핀테크 등 급변하는 금융환경에 대비해 전략을 강구하고 있다. 대구은행은 모바일뱅킹 규모가 크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모바일 플랫폼을 중심으로 서비스 개선에 집중할 것이란 방침이다.

대구은행 스마트금융부 관계자는 “계좌이동제가 시행되면 아무래도 은행 상품간 경쟁력이 더욱 중요하게 될 것”이라며 “대구은행에서는 위치기반 금융서비스 등 하반기 금융권 제도 개선을 대비해 직접 고객이 써보고 편리한 서비스를 내놓아야 한다는 기조를 갖고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에서도 별도 테스크포스(TF)를 구성해서 하반기 계좌이동제와 비대면실명인증제도 등을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빈대인 부산은행 신금융사업본부 부행장은 “비대면실명인증 허용과 계좌이동제가 이론적으로 봤을 때 지점 수가 적었던 지방은행에 긍정적 효과를 가져다 줄 것은 분명하다”며 “다만 지방은행 차원에서 고객을 유인할 수 있는 경쟁력 있는 상품과 서비스를 준비해야 한다는 기본 전제가 수반돼야 시너지가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계좌이동제와 비대면실명인증 이후 은행권 출혈경쟁으로 ‘제살깎아먹기’가 연출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업계관계자는 “시중은행이 물량공세를 펼치는 등 대대적 마케팅에 나서면 지방은행에 오히려 위기가 될 측면도 존재한다”며 “집토끼를 지키면서도 영업력을 확대할 수 있는 경쟁력을 쌓는 것이 중요한 화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