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 분리 능사는 아니다…새누리당 토론회서 몸싸움까지

글로벌 거래소로 도약을 추진해온 한국거래소가 코스닥시장 분리라는 암초에 막혀 기존 행보에 제동이 걸렸다. 거래소 분리를 주장하는 쪽은 시장 문턱을 낮춰 벤처기업의 막힌 자금줄을 풀어줘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에 반대하는 쪽은 투자자 보호라는 자본시장의 명분은 버린채 오로지 시장만 분리하면 잘 될 것이라는 논리로 접근하는 것을 경계한다.

2일 새누리당 중앙위원회 주관으로 열린 ‘창조경제 지원 역량 강화를 위한 한국거래소 지배구조 개편 토론회’는 이 같은 논리가 정면으로 부딪친 자리였다.

행사 시작부터 찬반 양측이 고성을 주고받으며 치열하게 대립한 토론회는 급기야 몸싸움까지 벌어져 행사 진행이 중단되기도 했다.

이날 토론회는 한국거래소 지배구조 개편을 주제로 하고도 정작 당사자인 거래소나 코스닥시장위원회 관계자는 참석시키지 않은 채 벤처기업 관계자만 패널로 해 토론회를 강행, 시작 전부터 자본시장 관계자들 사이에서 논란이 됐다.

주제발표에 나선 윤병섭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코스닥시장 정체성 확립과 벤처기업 경쟁력 강화라는 측면에서 거래소 개편이 필요하다”며 “서로 다른 성향을 가진 코스피와 코스닥이 한국거래소 한지붕에서 함께하는 체제는 상호경쟁 구도를 지니지 못해 각 시장 발전을 저해한다”고 밝혔다.

윤 교수는 코스닥시장 개편방안으로 “현행 자본시장법을 개정해 별도 법인을 만드는 것이 코스닥시장 정체성을 확립하고 자율적 운영이 가능해 현실적으로 가장 타당하고 적합한 대안”이라고 주장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투자자는 “시장의 주체는 투자자인데 투자자에 대한 이야기는 없고 벤처와 시장만 있다”면서 “벤처버블과 2005년 시장 통합이 왜 일어났는지 먼저 곱씹어봐야지 무턱대고 시장만 분리하는 것은 능사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한편 토론회 패널로 참석한 금융위 관계자는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은 대등한 경쟁관계를 가질 필요가 있으며 지금보다 더 독립적으로 가야한다는 데 공감한다”는 뜻을 밝혀 주목된다.

이성민기자 s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