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품질측정 3밴드 CA 포함···이통사 기지국 수 논란

정부 통신품질평가에 3밴드 주파수집성(CA)이 포함됐다. 올해 초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3밴드 CA는 내려받기 속도 최고 300Mbps를 내는 기술이다. 하지만 이동통신사 3밴드 CA용 기지국 숫자가 알려진 것보다 적은 것으로 파악돼 ‘마케팅용’이라는 논란이 일고 있다.

30일 전자신문이 조사한 결과, 전국에 설치된 이통 3사 3밴드 CA용 기지국은 4만7000개~5만5000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지국은 디지털부문(DU)과 무선부문(RU)으로 구성되는 데 신호를 처리하는 RU 기준으로 파악한 수치다. 이통 3사 전국망 LTE 기지국(RU) 수가 약 50만개를 감안하면 10% 안팎에 불과하다.

이통사별로 편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한 이통사가 운영하는 3밴드 CA용 기지국은 5000개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60%인 3000개 정도가 중계기와 연결하는 인터페이스가 없는 기지국이다. 저렴한 중계기를 연결해 기지국 커버리지를 넓히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상황이라는 의미다. 이런 이유로 해당 이통사는 정부 통신품질측정 중 3밴드 CA 측정을 올해는 시범적으로 시작하자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통 3사는 지난 1월 3밴드 CA를 상용화하며 치열한 ‘세계 최초’ 공방을 벌였다. 최근에는 와이파이와 3밴드 CA를 묶어 최대 1.17Gbps 속도를 내는 ‘멀티패스’ 기술을 상용화했다. 하지만 정작 이를 사용할 수 있는 소비자는 극소수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통사 과장 마케팅이 도마에 올랐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이통사가 3밴드 CA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 해놓고 이를 마케팅용으로만 활용하고 있다”며 “망투자 확대를 통한 고객 체감 품질 향상은 뒷전인 게 아니냐는 부정적 시각이 확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반인은 본인이 사용하는 무선통신 서비스가 LTE, LTE-A, 광대역 LTE-A, 3밴드 LTE-A(3밴드 CA)인지 확인할 방법이 없다. 벤치비와 한국정보화진흥원(NIA) 속도측정 앱으로 대략적인 속도만 측정할 수 있을 뿐이다.

국내와 달리 미국은 이통사가 홈페이지에 미국 전역의 서비스 커버리지 지도를 제공하고 있다.

이동통신사 3밴드 CA용 기지국 숫자가 알려진 것보다 적은 것으로 파악돼 ‘마케팅용’이라는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이동통신사 3밴드 CA용 기지국 숫자가 알려진 것보다 적은 것으로 파악돼 ‘마케팅용’이라는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2002년 미연방통신위원회에서 의무 규정을 삭제했지만 이통사가 자발적으로 정보를 공개하고 있다.

고객은 본인이 거주하는 지역에서 받을 수 있는 정보를 제공받고 이를 기반으로 통신사, 단말, 요금제를 선택한다. 국내에서도 소비자가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서비스 종류와 커버리지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 통신품질평가 항목 다변화도 요구된다. 각 이통사 LTE 서비스 커버리지 표시, 가입자가 집중되는 지역에서 속도 측정 등 실질적이고 변별력 있는 평가 방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일부 제한된 지역에서 측정된 수치를 바탕으로 서비스 품질을 일반화해 평가하면 소비자 편익을 저해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평가 항목 다변화, 구체화는 국내 통신장비 산업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 통신품질평가 목적이 이통사 경쟁과 투자 확대를 유도하는 것인 만큼 평가 방법에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통사는 소비자를 현혹하는 과장 마케팅을 자제해야 한다”며 “소비자가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지금보다 더 다양하고 구체화된 정보를 통신품질평가에 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용어설명:3밴드 CA:LTE 주파수 대역 3개를 묶어 속도를 높이는 기술. 무선통신에서는 10㎒ 폭당 최고 75Mbps 속도가 나는데 국내 통신사는 10㎒, 10㎒, 20㎒ 주파수 폭을 묶어 최고 300Mbps 속도를 내도록 할 계획이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