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는 2891개 기업이 있다…생존 위해 `현금이 최고`

북한에도 2891개 기업이 존재한다. 제조업이 2258개, 발전소 및 에너지 기업이 261개, 광산이 360개다.

음식료품 및 담배, 섬유·의복, 신발·가방 등 경공업이 1232개였고 화학, 건재, 1차 금속제조업, 기계 등 중화학공업이 1026개로 나타났다. 전기·전자기업도 88개에 달했다.

이석기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중소기업 통일경제준비위원회 제3차 세미나’에서 ‘북한에는 어떤 기업이 있는가?’라는 주제발표에서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이번 발표는 2000~2013년 노동신문 및 민주조선 기사를 분석해 북한에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되는 기업을 합산한 결과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1990년대 경제 위기 시 북한 산업구조가 파괴돼 국영기업은 물론이고 지방 산업공장을 중심으로 공식·비공식적 구조조정이 일어났다고 분석했다.

2000년대 경제가 부분적으로 회복하면서 소수지만 새로운 기업이 설립되고 기존 기업도 투자확대로 가동률이 증가한 것으로 추정했다.

제조업 2258개 중 경공업과 중화학공업이 비슷한 비율을 보였다.

경공업은 음식료품 및 담배(508개), 섬유·의복(383개) 등 기업이 상대적으로 많았고, 중화학공업은 화학(363개), 기계(269개) 등 업종이 두드러졌다.

지역별로는 경공업은 평양직할시(17.6%), 평안남도(14.3%)에 가장 많았다. 전기·전자 공장이나 기업소도 평양직할시(27.3%)에 압도적으로 많았다.

2000년부터 2013년까지 설립되거나 설립 중이라고 보도된 기업은 총 215개였다.

이 중 발전소가 107개로 가장 많았는데, 희천발전소 등 일부 중대형 수력발전소를 제외하고 대부분이 중소형 발전소였다. 제조업체는 식품가공업을 중심으로 100개, 광산이 8개였다.

이 기간 동안 생산실적이 보도된 공장·기업소는 제조업 1318개, 광업 286개, 발전소 128개, 미상 2개 등 총 1734개였다. 하지만 약 40%에 달하는 1000개 공장·기업소는 생산 활동이 전혀 보도되지 않아 명목상 존재하는 것으로 해석했다.

북한 판문점
북한 판문점

기업 활동은 시장에서 공산품 판매가 허용된 2002년 7·1 경제관리개선조치 이후 큰 변화가 생긴 것으로 나타났다. 여전히 합법적이지는 않지만 기업이 시장을 대상으로 생산을 하고 처분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게 됐기 때문이다. 또 기업 간 거래가 허용되고 현금 거래가 이뤄짐으로써 기업경영에 있어 현금 확보가 생존 필수조건이 됐다고 분석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