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LG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으로 인한 내수침체 극복 방안을 발표했다. 국가적 위기에 그룹과 계열사 역량을 결집해 내수 지원에 동참한다는 의미다.
2일 삼성은 별도 ‘내수 활성화 지원방안’으로 전통시장상품권 300억원어치를 풀고 그룹 역량을 동원해 중국·동남아 관광객을 유치, 관광업계 불황극복에 기여하기로 했다.
매년 설과 추석 명절에 구입, 배포했던 전통시장상품권을 이번에 별도 구입해 삼성 계열사 사업장에 근무 중인 협력 및 용역회사 직원에게 지급한다. 지난 설에 집행한 200억원보다 50% 늘렸다.
외국인 관광객 급감으로 타격을 입은 관광업계 돕기에도 나선다. 주요 사업장이 위치한 중국,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지역 거래처와 고객을 국내로 초청한다. 현지 우수사원에게는 포상휴가 형태로 국내 관광을 주선해 1000여명을 초대한다. 지난 6월 중국인 관광객이 작년 동월 대비 54.6% 감소한 데 따른 특단의 조치다.
하계휴가를 이용한 임직원 국내 관광도 장려한다. 7월 말과 8월 초에 예정된 휴가를 앞당겨 실시토록 독려하고 사진 콘테스트, 권장 캠페인 등을 마련해 휴가기간 관광수요를 국내로 돌리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가뭄으로 어려움을 겪는 농촌에는 직거래 장터와 봉사 활동으로 도움의 손길을 내민다. 매년 추석 명절 때 차렸던 농촌 직거래 장터를 이달 서울 서초동 삼성타운 등 전국 21개 사업장에 마련한다. 삼성은 20억원가량 물품이 판매될 것으로 기대했다. 계열사 임직원 1만여명은 1사 1촌 자매마을로 맺어진 전국 200개 마을을 찾아 농수로 정비와 같은 봉사활동에 나선다. 삼성은 메르스로 인해 중단된 그룹, 계열사 차원 내부행사도 다시 추진하기로 했다.
LG는 계열사별로 메르스 지원 프로그램을 가동한다. LG디스플레이는 중소 협력사 재정부담 해소와 경쟁력 향상을 위해 총 400억원 규모 협력사 자금 긴급지원에 나섰다.
특히 메르스 여파와 엔화·유로화 약세에 따른 수출 부진으로 내수 경기가 침체된 가운데 협력사 재정부담 완화에 도움을 주기로 했다. LG디스플레이는 400억원 규모 자금을 조성해 협력사에 무이자로 최고 10억원까지 대출해주는 ‘유 드림(You Dream)’ 프로그램을 신설한다.
LG는 하계휴가철을 앞두고 전통시장 상품권을 구입해 휴가지와 관광지 등에서 내수활성화에 나서는 방안을 별도로 검토 중이다.
지난달 29일에는 LG계열사인 서브원, LG생활건강, LG생명과학 임직원이 LG광화문빌딩 앞 헌혈버스에서 메르스로 인한 혈액난 해소에 일조하고자 ‘헌혈 희망나눔 캠페인’을 진행하기도 했다.
LG유플러스는 메르스 확진자 및 격리자 등 메르스 관련 피해 고객을 대상으로 6월 휴대폰 기본료와 음성통화, 문자 등 국내통신요금을 면제해 준다. 초고속인터넷과 인터넷전화(070), IPTV와 같은 유선서비스 기본요금도 감면해 준다. 회사는 메르스 예방용 마스크 100만개도 확보해 직영 매장 방문 고객에게 제공하고 있다. LG유플러스 초고속인터넷 설치기사는 고객 가정 방문 시 강력 살균제로 방문 가정의 문 손잡이, 리모컨, 컴퓨터 등 감염이 예상되는 모든 경로의 소독 작업을 실시하고 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 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