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유럽 UHD TV 표준인증 획득…시장 주도권 공고화 기대

삼성전자와 LG전자 4K UHD(3840×2160) TV가 유럽 4K TV 표준규격 인증을 획득했다. 4K 유럽 인증은 세계 첫 국가(대륙) 단위 인증으로, 두 회사 4K TV 시장지배력이 가속화할 전망이다.

유럽 디지털 산업 협의체 ‘디지털유럽’은 최근 유럽권 4K UHD 인증을 획득한 TV 세트업체 7곳을 발표했다. 삼성전자, LG전자, 소니, 파나소닉, TP비전(옛 필립스), 로위, 테크니셋 등이 이름을 올렸다. 이 중 유럽업체인 TP비전, 로위, 테크니셋을 제외하면 한·일 양국 제조사가 2개씩 등재됐다. 중국 업체는 한 곳도 없었다.

디지털유럽이 지난해 9월 발표한 유럽권 UHD TV 인증 로고 <디지털유럽 제공>
디지털유럽이 지난해 9월 발표한 유럽권 UHD TV 인증 로고 <디지털유럽 제공>

인증을 취득한 4K TV는 유럽 시장에서 ‘ULTRA HD’라 적힌 공인로고를 부착해 판매할 수 있다. 이 로고는 지난해 9월 디지털유럽이 4K 제품 인증정책을 발표하며 공개한 것이다. 규격을 통일해 소비자가 제품을 구입할 때 혼란을 겪지 않도록 하는 취지다. 강제사항은 아니지만 유럽연합(EU) 국가가 참여해 비공인 제품과의 차별화가 기대된다.

이번 인증은 2012년 8월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의 UHD 표준 권고안 채택 후 등장한 첫 지역별 공식 표준이다. 영상은 16대 9 화면비 4K 해상도(3840×2160)에 24~60프레임(fps), 최소 8bit 색상을 만족해야한다. HDMI도 콘텐츠 연결 보호규격(HDCP) 2.2를 지원토록 했다. 필수는 아니지만 하이 다이내믹 레인지(HDR) 지원도 처음 언급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2015년형 TV 전략 모델들은 이 요구사항에 모두 대응한다. 삼성 SUHD TV와 LG 울트라 올레드 TV 모두 10bit 패널, HDCP 2.2를 적용했다. 첫 도입한 HDR도 세계 시장에서 호평을 이어가고 있다. 일부 중국산 저가 모델이 3K(2880×2160)로 해상도를 낮춘 제품을 ‘UHD’로 속이며 시장교란을 벌이는 가운데 이번 인증이 시장혼란을 잠재울 것으로 기대된다.

인증을 선점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유럽향 제품에 인증 로고를 붙여 판매하기 시작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울트라 올레드 TV, 슈퍼 울트라HD TV 등 올해 전략제품 유럽향 모델에 로고를 부착하고 있다”며 “유럽에서 인정받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세계 울트라HD(4K) 시장 공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4K 인증은 향후 선진시장을 중심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전미소비자가전협회(CEA)는 지난해 9월 4K UHD 인증로고를 발표했으며 기업 간 협의체 UHD 얼라이언스(UHDA)도 연내 4K 규격을 마련해 인증 로고를 내놓을 계획이다.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유럽 TV 시장 점유율 순위는 삼성전자, LG전자, TP비전, 소니, 도시바 순이었으며 4K는 삼성전자, LG전자, TP비전, TCL, 파나소닉이 1~5위를 차지했다. 박경선 IHS 부장은 “유럽에서는 TCL을 제외하면 중국업체 점유율은 미미하다”며 “삼성전자, LG전자가 독보적 시장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현지 동향을 설명했다.

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