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선 언어 장벽이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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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와 일본이 ‘언어 장벽 없는 올림픽’ 주도권을 두고 한판 승부를 벌인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과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 각국 산업계와 연구계가 확보한 음성인식·통역기술로 원조(元祖) 경쟁을 벌인다.

언어 장벽 없는 도쿄올림픽을 선언한 일본이 추진력에서는 우리보다 한발 앞서 있다. 하지만 도쿄올림픽에 적용되는 음성인식·통역기술이 우리나라 기술인데다 평창올림픽이 2년 앞서 열리기 때문에 충분히 추월이 가능하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 산하 연구기관과 기업이 앞다퉈 음성인식·통역기술 확보에 들어갔다. 우리나라 정보통신기술(ICT)이 총망라되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외국인과 국민이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도록 돕는 게 목표다. 스마트폰에 각국어로 말하면 실시간으로 원하는 나라말로 번역된다. 평창을 찾은 외국인은 불편함 없이 의사소통할 수 있다.

우리 음성인식·통역기술은 2012년 출시된 ‘지니톡’으로 널리 알려졌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개발한 기술로 한국어·영어·중국어·일어 4개 언어 통역이 가능하다. 이영직 ETRI 책임연구원은 “기존 4개국어 외에도 스페인어·프랑스어·독일어·러시아어 등 언어를 확장하고 있다”며 “현재까지 확보한 음성 데이터베이스(DB)를 기반으로 95% 정도 인식률을 자랑한다”고 말했다.

올해 국가 DB사업 가운데 ETRI가 주관하는 ‘스마트 모바일용 다국어 언어 음성 DB’사업도 최근 발주됐다. 2017년까지 언어마다 구어체 5만 대역 문장 DB를 매년 확보한다. 연간 10만여건 대화체 음성 정보를 DB화한다. 민간에서는 ETRI 기술을 이전 받은 시스트란인터내셔널이 여러 지방자치단체에 음성인식 솔루션을 공급한 경험과 노하우로 다국어 음성지원에 나선다.

평창올림픽에서 언어 장벽을 허무는 작업이 발 빠르게 전개되는 데는 일본 도쿄올림픽이 자극제가 됐다. 일본은 2020년 도쿄올림픽을 세계인 모두가 소통 가능한 ‘언어 장벽 해소(Language Barrier Free) 올림픽’으로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스마트폰을 활용해 지역 정보나 경기장 정보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음성인식 기술이 적용돼 일본어를 모르는 외국인도 쉽게 활용한다. 일본 총무성이 총괄역을 맡고 미래번역(미라이트랜스레이션)·NTT도코모·일본국립정보통신연구소(NICT)가 개발에 참여한다.

음성인식, 통·번역 기술 구현을 담당할 미래번역에는 우리나라 기술이 녹아 있다. 미래번역은 지난해 우리기업 시스트란인터내셔널이 NTT도코모와 또 다른 음성인식 솔루션 업체 퓨트랙이 함께 만든 합작회사(조인트벤처)다. 언어 장벽 없는 도쿄올림픽 구현에 시스트란인터내셔널 기술이 적용된다는 의미다.

도쿄올림픽보다 2년 앞서 개최되는 평창동계올림픽에서 토종 음성인식·통역기술 구현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최창남 시스트란인터내셔널 대표는 “시기적으로 우리나라가 ICT를 활용한 언어 장벽 없는 올림픽을 일본에 앞서 구현할 수 있다”며 “우리말을 중심으로 한 주요 언어는 이미 구글 번역을 넘어선 최고 기술력을 확보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3년여 앞두고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다. 평창올림픽에는 80여개 나라에서 선수와 관계자 등 6000여명이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강원도는 선수단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관계자, 각국 올림픽 위원회와 스포츠 관계자, 보도진 등 5만여명이 평창과 인근 지역을 찾을 것으로 추정했다. 외국인 관광객 수십만명도 올림픽 기간 한국을 찾는다. 원활한 의사소통 체계를 수립하려면 지금까지 확보한 DB보다 많은 언어 DB가 필요하다.

통·번역시스템은 활용도가 높다. 관광객 유치용은 물론이고 통역시스템을 사내에 구축하면 비즈니스에서도 언어장벽을 없앨 수 있다. 해외 관광객 유치 등 지속 활용 가능한 시스템도 구축해야 한다. 일본 총무성이 주축으로 연구기관·전문업체가 협업 체계를 갖춘 배경이기도 하다.

업계 관계자는 “음성인식, 통·번역 기술 확산과 지속적 발전을 위해 민간 시장 활용도를 극대화해야 할 것”이라며 “기술 개발부터 민관 협력 체계를 강화하고 정책적 연속성을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표]스마트 모바일용 다국어 언어 음성 DB 사업 계획

자료:한국정보화진흥원(NIA)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선 언어 장벽이 사라진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