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이 빅데이터 기반 폐암 재발 예측 애플리케이션을 처음 개발했다.
의료진이 앱을 내려 받아 간단하게 폐암수술 환자 재발확률을 계산, 진료에 참고할 수 있다. 현재는 복잡한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절차로 미국 앱스토어에서만 내려 받을 수 있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전상훈 교수 연구팀이 빅데이터 연구기법을 적용, 1기 폐암환자 재발 요인을 분석해 자동 계산하는 앱을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 연구팀은 2000년부터 2009년 사이 국내 유명 대학병원 네 곳에서 수술 받은 1기 폐암환자 1700명을 대상으로 분석했다. 유효성 검증을 위해 다른 대학병원 두 곳에서 수술 받은 460명의 재발 요인도 추가 분석했다.
1기 폐암은 수술 후 항암약물치료 가이드라인이 명확하지 않아 의사 판단에 의존해왔다. 담당 의사 개인 견해나 경험 차이 등에 따라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할 때도 있다. 개발된 앱은 의료진 상황에 맞게 적절한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객관적 데이터를 조합한다. 한국인 폐암환자를 대상으로 빅데이터 분석을 실시, 한국인에게 적합하다.
앱은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병리학적 종양 크기 △폐조직 내 림프계 침윤 여부 △양전자 단층촬영(PET) 검사 표준흡수값 가중치를 적용 계산한다. 기존 연구가 특정 지표와 암 재발 관계에만 초점을 맞췄다면 앱은 다중 지표와 가중치까지 적용된 ‘N차 함수’로 차원을 높였다.
앱에 각 변수 수치를 입력하고 계산 버튼을 누르면 ‘재발 고위험군’인지, ‘재발 저위험군’인지 알 수 있다. 1년·3년·5년 후 재발 확률을 백분율로 나타낸다. 한국인 고유특성도 반영했다.
전상훈 분당서울대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빅데이터로 신뢰할 수 있는 의학정보를 개발하고 앱을 개발한 것은 의료IT 분야 큰 성과”라며 “1기 폐암 수술 후 보조항암약물치료 시행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만으로도 연구 의미와 성과가 크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향후 객관성과 신뢰성을 높인 ‘전향적 연구’로 미래 데이터를 분석한다. 일본·중국 등 외국 병원이 후속연구 참여를 희망한다. 고위험군 3상 임상시험도 준비 중이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암연구재단 지원으로 이뤄진 연구결과는 세계적 암수술 전문 의학지인 ‘외과임상종양학회연보’ 온라인에 게재됐다.
현재 앱은 미국 앱스토어에서만 내려 받기가 가능하다. 미국에 비해 국내는 간단한 헬스케어 앱조차도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절차를 거쳐야 하는 등 상용화가 까다롭다. 식약처 허가절차도 복잡해 통상 1년 이상 소요된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식약처 허가를 거쳐 국내 앱스토어에도 등록할 계획이다. 국내 기술로 개발했지만 복잡한 허가절차로 미국보다 1년이나 뒤처져 상용화되는 셈이다. 전 교수는 “현재로서는 미국 앱스토어에서 내려 받아 사용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전했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