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삼성전자 `포스트 스마트폰` 더 속도내야

삼성전자 2분기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영업이익 6조9000억원으로 시장기대치 7조원대보다 낮았다. 전 분기보다 개선됐지만 ‘불안한 성적표’다. 기대를 모았던 ‘갤럭시S6 효과’는 기대만큼 크지 않았다. 중국과 선진국 시장 포화현상이 심각하다.

지난 몇 년간 삼성전자는 1분기 계절적 비수기를 지나 2분기 스마트폰 신제품이 출시되면 매출과 영업이익이 크게 늘어나는 패턴을 보여 왔다. 그런데 지난해부터 이런 드라마틱한 성장 곡선이 사라졌다. 전략 스마트폰 신제품이 예전만큼 폭발적으로 팔리지 않기 때문이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든 데다 ‘샤오미’로 대변되는 중국 후발기업이 중저가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2분기 영업이익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었던 것은 반도체 경기호조 때문이다. D램·낸드플래시 메모리 수요급증으로 부품(DS) 부문은 2분기에도 최고 성적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만약 반도체 경기마저 좋지 않았다면 삼성전자는 ‘어닝쇼크’에 빠졌을 것이다. 불안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삼성전자 2분기 실적에서 유심히 봐야 할 점은 매출액이다. 2분기 매출액은 48조원이다. 전 분기(47조1200억원)보다 1.87% 증가했으나 지난해 2분기(52조3500억원)와 비교하면 8.31% 감소했다. 기업 경영에서 영업이익 감소는 마케팅 등 비용증가로 일시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매출이 감소한 것은 성장세가 꺾인 것을 의미한다. 중요한 시그널이다. 더 이상 기존 사업 포토폴리오로는 성장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지난해부터 삼성전자 안팎에선 ‘포스트 스마트폰’이 화두였다. 포스트 스마트폰은 혁신을 요구한다. 차세대폰은 외형과 제품 사양의 변화가 아니라 소비자 삶을 새롭게 ‘디자인’하는 그 무엇이어야 한다. 그것이 1994년 밀라노 선언의 의미다. ‘디자인’ 경영의 더 본질적인 부문을 삼성은 고민해야 한다. 처음부터 다시 스마트폰을 ‘디자인’해보자.

etnews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