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카셰어링 쾌속 질주 "흑자 전환 코앞"

[이슈분석]카셰어링 쾌속 질주 "흑자 전환 코앞"

국내 카셰어링 시장이 커지고 있다. 2011년 말 서비스가 도입된 지 3~4년 만에 수십배 규모로 ‘공유족’이 늘었다. 높은 인구밀도와 스마트폰 보급률이 배경으로 꼽힌다.

카셰어링은 일반 렌터카와 달리 모바일과 정보기술(IT)에 기반을 두고 차량을 빌려 쓸 수 있는 초단기 대여 서비스다. 우리나라는 도심에 인구가 밀집돼 차고지 접근성이 뛰어나고 고객 대부분이 스마트폰 사용에 능숙하다.

국내에서 전국 단위 카셰어링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는 그린카와 쏘카다. 전기차 카셰어링 서비스 ‘씨티카’, 코레일이 역사 주변에서 운영하는 ‘유카’도 있지만 전국 단위 규모와 성장세 면에서 두 업체가 시장을 주도한다. 두 회사 모두 매년 갑절 이상 회원 수가 늘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쏘카 회원 수는 85만명, 그린카 회원 수는 65만명에 이른다. 2012년 각각 3000명, 6만5000명 회원만 가입했던 것에 비하면 폭발적 성장세다.

카셰어링은 ‘규모의 경제’ 논리가 적용되는 대표적 산업이다. 카셰어링 장점 자체가 접근성과 편리함에 기인하기 때문이다. 소비자와 10~15분 내 거리에 차고지가 있어야 하고, 원할 때 언제든 차를 이용할 수 있어야 고객이 몰린다. 차량과 차고지 확보가 핵심 역량인 셈이다.

국내 카셰어링 시장이 주목받는 것도 이 때문이다. 두 업체 모두 사업 시작 2~3년 만에 차량 보유대수 1000대를 달성했다. 공유 차량 1000대는 소비자가 ‘가까운 곳에 차가 있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는 지표로 여겨진다. 미국의 대표적 카셰어링 업체 ‘집카’는 이 같은 규모를 달성하는 데 6년이 걸렸다. 우리나라 시장 성장 속도가 세 배가량 빠른 셈이다.

인구 밀도가 높고 스마트폰 사용 인구가 많은 것이 배경이다. 세계적 투자 회사 베인캐피털이 지난해 쏘카에 무려 180억원을 투자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 당시 베인캐피털은 “한국 카셰어링 시장은 높은 인구밀도와 IT 인프라를 배경으로 빠른 속도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편도 노선 확대도 차고지와 차량 확보가 필수다. 편도 대여는 대여한 곳과 다른 곳에 차량을 반납하는 서비스다. 강남구 역삼동에서 공유 차량을 탄 뒤 영등포구 여의도동에 차량을 갖다놓는 식이다. 기존 렌터카 서비스와 가장 차별화되는 부분이다. 그린카와 쏘카 모두 편도 노선을 확대 중이지만 사용자가 체감하기에는 아직 노선과 차량이 제한적이다.

이 때문에 두 업체는 아직 흑자 전환을 못했다. 하지만 올해는 ‘턴 어라운드’가 기대된다. 두 업체 모두 1~2년 내 흑자 전환을 예상한다. 최근 가장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업체는 쏘카다. 업계 최초로 TV 광고를 하며 회원 수를 85만명까지 늘렸다. 올해 업계 최초 보유 차량 2000대를 달성한 것도 쏘카다.

지난해까지 회원 수와 사업 규모 면에서 그린카에 밀렸지만 단숨에 업계 1위로 올라섰다. 최근 이 같은 성장세에 바탕을 두고 사업 목표를 상향 조정했다. 연말까지 회원 200만명, 차량 3200대를 확보한다는 목표다.

그린카는 대기업 계열사인 롯데렌탈이 운영하는 카셰어링 서비스다. 매년 적자를 면치 못했지만 올해 흑자 전환을 노린다. 매년 전년 대비 영업이익률이 개선되고 있다. 2013년 영업이익률은 2012년 대비 37.2%, 2014년 영업이익률은 2013년 대비 51.8% 개선됐다. 이 같은 추세가 계속되면 올해 흑자 전환이 가능하다. 이익 구조가 안정되면 누적 적자로 인한 자본잠식도 탈피할 것으로 기대된다.

대기업 계열사로 차량 관리·생활 서비스 관련 그룹 내 역량을 활용할 수 있는 것도 강점이다. 우선 롯데하이마트, 롯데마트, 롯데백화점 주차장을 활용한 카셰어링 서비스가 가능하다. 차량 관리와 정비·매각을 롯데오토케어에 맡기면 비용은 절감하고 고객 혜택은 높일 수 있다.

유통점과 제휴 확대는 고객 접점을 넓힐 수 있어 경쟁사인 쏘카도 심혈을 기울이는 분야다. 두 회사는 올해 처음으로 롯데하이마트, 전자랜드와 제휴를 맺고 매장 주차장을 차고지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대부분 24시간 이용할 수 있고 주거지 근처에 위치해 공유 차량 차고지로는 최적 입지다.

그린카 관계자는 “국내 카셰어링 산업은 시장 형성 초기여서 업체 대부분이 적자를 감수하고 투자를 하고 있다”며 “겉으로 드러나는 재무 상태와 달리 수익성 자체는 계속 개선되는 추세여서 올해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또 “미국, 일본 등 해외보다 성장 속도가 빨라 투자 가치는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