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시장에서 밀려나는 파나소닉

파나소닉
파나소닉

파나소닉코리아가 한국 시장에서 타 일본계 기업과 달리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대대적 마케팅을 진행한 안마의자와 면도기 등 소형가전 사업 모두 업계 경쟁에게 밀려 지지부진하다. 상황을 타개하려 라인업을 확대한 카메라 사업도 소니 등 경쟁사와 달리 성과가 초라하다.

파나소닉코리아 2014년 매출액은 773억원으로 2013년 752억원보다 약 20억 늘었지만 2011~2012년 800억원대 매출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영업이익은 2014년 26억원으로 전년도 31억원보다 줄었다. 파나소닉코리아는 일본 회계감사 기준을 따르는 3월 결산 법인이다.

파나소닉코리아는 매출 회복을 위해 광고비를 2013년 78억원에서 2014년 84억원으로 늘리고 판촉비도 2013년 17억원에서 2014년 36억원으로 2배 이상 썼다. 실제 지난해 배우 오지호를 면도기 람대쉬 모델로 등장시키고 홈쇼핑 방송 등을 진행했지만 효과는 미미했다. 국내 전기면도기 시장은 필립스, 브라운이 점유율 70~80% 이상을 차지하며 양강을 유지하고 있다.

국내에서 700~1000만원대의 고가라인 안마의자를 판매하며 ‘고가 이미지’를 유지하고 있지만 직구가 늘면서 이마저도 흔들리고 있다. 해외 배송대행 전문업체들은 파나소닉 안마의자를 국내보다 최대 60% 이상 저렴하게 살 수 있다며 직구를 대행하고 있다. 엔화 약세도 한 몫 한다.

국내 안마의자 렌털업체 바디프랜드의 약진 역시 파나소닉 입지를 약화시키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만 렌털·판매된 바디프랜드 안마의자는 총 3만7144대다. 전년동기 대비 1만대 이상 실적이 더 올랐다. 국내 안마의자 점유율 1위는 바디프랜드, 그 뒤를 LG전자, 휴테크 등이 잇고 있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파나소닉이 안마의자보다는 이미용기기 쪽으로 방향을 돌린 것 같다”고 말했다.

카메라 역시 4K 라인업과 미러리스 제품을 속속 출시했지만 성과는 미미하다. 같은 일본 회사인 소니가 미러리스 카메라 점유율을 국내에서 지속적으로 늘려가고 있는 것과는 다른 행보다. 카메라 업계 관계자는 “시장조사업체 데이터에 5% 미만은 집계가 되지 않는데 파나소닉은 5% 이하”라고 말했다.

파나소닉코리아 관계자는 “안마의자 직구는 유심히 지켜보고 있는데 직구 제품 설치나 AS 문제, 변압기로 발생하는 화재 등은 책임지지 않고 있다”며 “같은 브랜드여도 공식수입 안마의자는 일본산이지만 직구 제품은 중국산인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