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스타트업에 자사 특허 무료 제공

구글이 스타트업에 자사 특허를 무료 제공하기로 결정했다. 특허연합체에도 가입을 장려해 향후 소송에 대비할 수 있게 한다는 계획이다.

더버지 등 외신은 구글이 특정 요건을 갖춘 스타트업을 선발하고 이들 스타트업에 특허를 제공하는 ‘특허 스타터 프로그램’을 가동한다고 26일 밝혔다. 지식재산 역량이 부족한 스타트업이 특허괴물로 불리는 특허관리전문회사(NPE) 소송에 피해를 보지 않게 한다는 목표다.

특허 스타터 프로그램에는 50개 스타트업이 참여한다. 특정 요건은 갖춰야 한다. 지난해 매출이 50만달러(약 5억원)에서 2000만달러(약 220억원) 사이를 기록한 기업만이 참여 가능하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스타트업은 구글이 마련한 다섯 개 특허군 중 사업 분야와 관련된 두 개 군을 선택해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이 밖에도 구글이 다른 업체에서 구입한 특허 데이터베이스에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을 준다.

선발된 스타트업은 2년간 ‘LOT네트워크’에도 가입할 수 있다. LOT네트워크는 구글과 드롭박스 등이 최근 늘어나는 특허괴물과 소송에 맞서기 위해 만든 연합체다. 위키미디어 등 총 21개 기업이 참가하고 있다.

LOT네트워크에 가입한 스타트업은 참여하는 다른 기업 특허도 공유할 수 있다. 특허 스타터 프로그램은 참여 스타트업이 2년간 의무 가입하는 것을 조건으로 해당 기간 동안 부담금을 면제해 무료로 사용할 수 있게 할 방침이다.

구글은 이번 프로그램 시행으로 스타트업 생태계를 특허괴물 공격에서 지키는 동시에 이에 맞서고 있는 LOT네트워크 영향력을 키운다는 전략이다. 향후 특허 소송에서 더욱 유리할 수 있게 기존에 가입한 대형 업체뿐 아니라 소형 업체 가입도 유도한다.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