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ED 장비 업계,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 수주전에 총력

국내 장비업체가 중국 디스플레이 제조업체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증설 장비 수주전에 돌입했다. OLED 장비 업계는 데모용 제품 개발, 현지 지원 인력 강화 등 인적·물적 자원 총동원령을 내렸다.

올해 중국에서는 사상 최대 규모 OLED 장비 수주전이 펼쳐진다. 1차 수주전 타깃은 BOE의 쓰촨성 청두 B7 공장 설비 투자 사업이다. 증착장비 관련 투자 규모만 수천억원대에 달한다.

BOE는 지난 5월 B7 공장 기공식을 가졌다. 하반기에는 핵심 장비를 선정한다. 당초 8~9월로 알려졌으나 공정 기술 변경으로 장비 선정 일정이 11월께로 연기됐다. BOE는 박막트랜지스터(TFT) 작업을 끝낸 6세대 기판을 4장으로 자른 뒤 유기EL 소재를 증착하는 4분할 방식을 도입할 예정이었으나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가 2분할 방식을 택하자 재검토에 들어갔다.

1단계 오르도스 B6 공장에 증착장비를 공급했던 에스앤유프리시젼은 최근 B7용 6세대 증착장비 데모버전을 제작 중이다. 제작 기간은 한 달 반 정도 예상된다.

박희재 에스앤유프리시젼 대표는 “데모 제작에 들어갔으며 시연 후 수주전에 참여할 예정”이라며 “장비 선정 작업은 연말로 다소 늦춰졌다”고 말했다.

입찰 경쟁에 함께 참여할 에스에프에이도 대응 인력 확보에 나섰다. BOE가 2분할 방식을 검토하자 중국 트룰리에 공급한 4.5세대 OLED 증착장비를 일부 업그레이드해서 대응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6세대 기판 절반 크기가 4.5세대 크기이기 때문이다. 회사는 현지 서비스 인력도 보강한다. 양사는 지난해 트룰리 OLED 증착장비 수주전에서도 치열한 경합을 벌였다.

해외 업체로는 일본 울박과 도키가 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BOE 외에는 GVO와 트룰리가 올 연말 OLED 라인을 추가 증설한다. GVO는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 비전옥스가 중소형 OLED 양산을 위해 정부 지원을 받아 설립한 합작사다. 이 회사는 올해 상반기 5.5세대 OLED 공장 한 개 라인을 가동했다. 하반기 추가 라인 증설을 계획하고 있어 국내 장비 업계 수혜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 1단계 투자에서 증착기는 물론이고 열처리장비, 열경화장비 등 주요 장비 대부분을 국내 제품으로 사용했다.

트룰리도 1단계 장비 셋업이 완료되는 즉시 2단계 투자를 곧이어 진행할 방침이다. 예상 시점은 11~12월께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에도 중국 시장에서 OLED 투자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며 “국내를 제외하곤 중국이 유일하게 OLED 수요가 지속적으로 일어나는데다 초기 시장 선점이 중요하기 때문에 장비 업계가 당분간 ‘올인’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