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전지, 리튬이온 능가하는 2세대 리튬인산철 배터리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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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튬이온 주도 우리나라 중대형 배터리 시장에 리튬이온 충·방전 성능을 능가하는 2세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가 나왔다. 대기업 의존형 중대형 배터리 시장에 원료·소재 다양화 바람이 불지 주목된다.

탑전지 이천공장에서 연구원이 최근 개발한 고출력 충·방전 성능을 가진 2세대 리튬인산철(LFP) 전지를 검사하고 있다.
탑전지 이천공장에서 연구원이 최근 개발한 고출력 충·방전 성능을 가진 2세대 리튬인산철(LFP) 전지를 검사하고 있다.

배터리 완제품 업체 탑전지(대표 노환진)는 출력 성능을 배가한 2세대 리튬인산철 이차전지를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출력 성능은 뛰어나면서 최소 3000번 충·방전이 가능해 오래 쓸 수 있다.

리튬인산철 전지는 양극제를 인산철로 사용하기 때문에 리튬·코발트·마그네슘(NCM)을 사용하는 리튬이온 전지에 비해 안전성과 수명 면에서 우수하고, 배터리 가격도 10~20% 저렴하다. 하지만 일시 충·방전 출력이 낮은데다 중량이나 부피가 20%가량 커 공간 제약이 컸다. 주로 골프장 카트나 무정전전원공급장치(UPS), 일부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에 제한적으로 사용돼 왔다.

탑전지는 자체 전지 소재·제조 기술로 이 같은 리튬인산철 단점을 극복했다. 보통 같은 용량 배터리를 충전하는데 30분이 소요됐다면, 탑전지가 개발한 LFP전지는 15분 급속 충전(4C)만으로 배터리 용량 95%를 채울 수 있다. 95% 이상 방전(30C)하는데 2~3분이면 충분하다. 기존 리튬이온전지와 비교해 최소 두 배 이상 충·방전 성능이 향상됐다.

국산 리튬이온 배터리가 투입된 한국전력 주파수조정(FR)용 ESS 구축사업에서 최초 설비 용량보다 두 배 이상 많은 배터리가 투입됐다. 원전·석탄·화력 등 발전소 전력 주파수를 실시간으로 맞춰야 하기 때문에 최대 15분 내 배터리를 방전시켜야 하지만 충·방전 성능 저하로 방전까지 최소 30분이 소요됐다. 이 때문에 여러 배터리 업체는 두 배 이상 많은 배터리를 투입해서라도 필요한 전력량을 채운 것이다. 결국 배터리 비용도 두 배 이상 들 수밖에 없다.

탑전지 LFP전지는 음극 구리 집전체에 자체 개발한 고전도성 나노탄소잉크를 코팅해 충전 속도를 높이면서, 급속 충·방전에도 부반응을 억제하도록 설계됐다. 급속 충전 시 전해액 분해나 활물질 열화 등으로 전지 용량이 감소되는 것을 막아 오래 쓸 수 있다. 전극과 전해액 등 혼합물 구성비를 최적화시켜 효율성을 높였다.

탑전지는 나노탄소가 코팅된 알루미늄 집전체(C-Al)를 개발해 집전체와 전극 물질 결착력을 향상시키는 독보적 기술을 보유했다.

이번 개발된 탑전지 LFP전지는 기존 납축전지를 대체하고, 연비 상승효과를 위해 자동차나 이차전지업계가 개발 중인 공회전 저감장치(Idle Stop & Go) 차량용 12~48V급 자동차 배터리로도 유용하게 쓰일 전망이다. 빠른 충·방전 효율에 자동차 배터리로 가장 많이 쓰는 납축전지와 충·방전 전압이 유사하해 겨울철 극저온에서도 전압 특성이 우수하기 때문이다.

노환진 탑전지 사장은 “FR용 ESS전지는 기존 리튬이온전지로는 출력이 부족해 추가 배터리를 투입할 수밖에 없었다”며 “2세대 LEP 배터리 개발로 FR용 ESS뿐 아니라 마이크로 하이브리드카, ISG용 자동차 배터리 등 다양한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탑전지는 국내에 유일한 리튬인산철 생산업체로 경기도 이천에 연산 25㎿h 규모 자동 생산시설을 가동하고 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