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우리나라 IT기업들, 친환경 데이터센터 현황은?

국내 IT기업 친환경 데이터센터 현황은 어떨까.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 조사 결과 대다수 업체가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다.

기후변화를 야기하는 온실가스 중 이산화탄소는 80%를 차지한다. 이 중 40% 이상이 화석연료를 태울 때 생겨난다. 국내는 세계 5위 안에 드는 석유·석탄·천연가스 수입국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빠른 속도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늘어나 2010년 이후 온실가스 배출량 세계 7위를 기록했다.

그린피스는 최근 네이버, KT, LG유플러스, SK C&C, 삼성 SDS 등 국내 유명 IT기업 7곳의 환경 성적표를 담은 ‘당신의 인터넷은 깨끗한가요?’를 발표했다.

국내 데이터센터는 지난 2013년 기준 연간 약 26억킬로와트시(㎾h) 전력을 사용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한 해 100만가구나 한 달 1200만가구가 쓰는 전력량과 비슷한 수준이다.

데이터센터가 소모하는 전력은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06년 국내 데이터센터 전력사용량은 5억3000㎾h였다. 이후 3년간 연평균 45%씩 늘어나 2008년 11억2000만㎾h에 도달한 뒤 5년 만에 갑절 이상 많아진 셈이다. 특히 지난 3월 클라우드 발전법이 통과되면서 전력 소모량은 더 증가할 것이라고 그린피스는 전망했다.

업체별 성적표에선 네이버가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네이버는 투명성, 재생에너지 정책 측면에서 모두 A를 얻었다. 반면에 다음카카오와 삼성SDS, LG유플러스 3개사는 두 부문 모두 F였다. SK C&C와 KT, LG CNS는 투명성은 각각 B, B, C를 받았고 재생에너지 정책 부문에선 모두 D를 기록했다.

이에 대해 다음카카오 측은 “자체 데이터센터가 없어 보고서를 제출하지 못해 점수가 낮았다”고 밝혔다.

재생에너지 사용 비중은 전반적으로 낮았다. 재생에너지를 가장 많이 활용한 기업은 SK C&C로 불과 전체 에너지 중 1%만 태양광에서 얻었다. KT는 전체 0.44%를, 네이버는 총전력량 0.006%를 재생에너지원에서 얻는다고 응답했지만 미미한 수준이다. 게다가 3곳 외 나머지 기업은 재생에너지 활용 수치를 공개하지 않았다.

그린피스는 세계적 IT기업이 100% 재생에너지를 활용하도록 ‘쿨 IT(Cool IT)’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애플, 구글, 페이스북 등 세계적 IT기업이 동참하고 있고 영국 이동통신업체 BT와 일본 소프트뱅크 등도 참여 중이다.

한국에선 네이버가 처음이자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네이버는 자사 데이터센터 ‘각’을 100% 재생가능한 에너지로 운영할 예정이다. 이 회사는 이미 ‘고투그린(GO TO GREEN)’이라는 정책적 비전 아래 데이터센터 에너지효율을 끌어올려 애플, 구글 등보다 나은 성적을 기록한 바 있다.

다른 IT기업도 대부분 친환경 브랜드 이미지가 기업에서 가지는 가치와 재생에너지 사용 필요성에는 공감했다. 하지만 구체적 계획은 세우지 않은 상태다. 비용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KT는 “정부 환경 규제가 강화되고 사회적으로 환경에 대한 위기의식이 높아지면서 기업 친환경 IT 솔루션에 기대가 커지고 있다”며 “이는 신규사업 창출 발판”이라고 밝혔다. SK C&C는 “친환경 이미지는 데이터센터 시장에서 타 사업자와 차별화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전했다.

정보 분석 업체 닐슨이 세계 60개국 인터넷 소비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55% 이상의 응답자가 “돈을 더 지불하더라도 지속가능한 정책과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 서비스를 사용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린피스 측은 “세계 유명 IT기업이 100% 재생에너지를 약속하고 현실화하는 상황”이라며 “한국 기업들이 뒤처지지 않으려면 재생에너지는 필수”라고 조언했다. 그린피스 측은 향후 ‘딴거 하자’는 캠페인으로 향후 한국 IT기업이 재생에너지 100% 실현을 약속하도록 요구할 예정이다.

[이슈분석]우리나라 IT기업들, 친환경 데이터센터 현황은?


김주연기자 pill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