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한국형 전기버스 첫 상용사업자로 선정

우리나라 처음으로 전기버스가 김포시 일반 버스노선에 투입된다. 100% 순수 민간자본에 운수사업자까지 참여해 도시형 전기버스 사업모델로 확산될지 주목된다. 제주와 포항·부산 등도 전기버스 도입을 추진하고 있지만, 사업 진행 상 김포에 가장 먼저 전기버스가 달릴 전망이다.

포항시가 지난해 구축해 시범운영 중인 전기버스 자동 배터리 교환형 충전소에서 한국화이바 전기버스가 배터리를 교환하고 있다.
포항시가 지난해 구축해 시범운영 중인 전기버스 자동 배터리 교환형 충전소에서 한국화이바 전기버스가 배터리를 교환하고 있다.

김포시는 배터리 자동교환형 전기버스 사업 우선협상자로 SK텔레콤 컨소시엄을 선정했다고 27일 밝혔다. 올 연말까지 저상 전기버스 30대와 두 곳의 배터리 자동교환 충전시설(EV Station)을 시내 버스노선에 구축·운영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충전시설 구축 등 총괄을 맡고, 피엠그로우는 배터리 팩(50㎾h급) 공급과 종합관제시설(TOC) 운영을, 버스 운영은 지역버스사업자인 선진운수가 맡는다. 버스는 한국화이바 전기버스가 투입된다.

사업은 100% 민간자본으로 운영된다. 정부·지자체 과제형 비정규 노선 시범사업과 달리 수익창출에 적극적 의지가 담겼다. 사업은 수익형 민간투자사업(BTO) 방식으로 약 114억원 자금을 투입해 민간이 운영한다.

SK텔레콤 컨소시엄은 충전인프라를 구축한 후 지자체 기부체납 조건으로 일정 기간 사업권을 갖고 수익을 창출하게 된다. 고가 배터리는 리스 방식으로 운영하며 버스사업자는 배터리 교환 시 기존 연료비 수준 충전 서비스 요금만 지불하면 된다.

사업 핵심인 배터리 교환방식은 자동 배터리 교환 장치가 설치된 버스정류소나 차고지에서 50초 이내 50㎾h급 대형 배터리를 자동으로 교환한다. 충전인프라 한 곳에 2대 이상 배터리 교환 로봇이 설치되며, 정류장에선 배터리 교환뿐 아니라 최대 10개 배터리를 동시 충전할 수 있다. 전기버스는 왕복 주행거리 50~70㎞ 노선에 투입할 예정이다. 김포시는 이미 환경부로부터 전기버스 구매 보조금 30억원(전기버스 30대)을 확보한 상태다. 버스사업자는 정부 보조금(약 1억원)을 지원받아 CNG버스 수준에서 전기버스를 구매할 수 있다.

사업 확대도 예상된다. 지금까지 서비스사업자를 먼저 선정한 후 버스사업자를 모집했던 것과 달리, 버스사업자가 적극 나서 사업을 도모했기 때문이다. 선진운수와 같은 선진네트웍스그룹 계열사 김포·강화운수 등은 내년도 전기버스 100대분 보조금(약 100억원)을 김포시를 통해 환경부에 예산신청까지 마쳤다. 선진네트웍스는 선진운수를 포함해, 23개 버스법인을 소유해 김포를 시작으로 전기버스 도입을 적극 확대할 계획이다.

김포시 관계자는 “경쟁사업자가 없는 상황이라 특별할 결격사유가 발생하지 않는 한 가격 등 협상을 거쳐 다음달 초 최종사업자로 지정된다”며 “사업적 리스크까지 민간이 책임지는 민간주도 사업으로, 이미 내년도 100대분 전기버스 보조금 예산을 환경부에 신청한 상태”라고 말했다.

김포시와 SKT컨소시엄은 버스 노선 중 운행거리, 배차간격 등을 분석해 수익성과 대중교통 신뢰성이 확보되는 노선에 전기버스를 우선 투입할 방침이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