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장기불황 닥친 LED 업계, 버텨야 산다

발광다이오드(LED) 업계가 실적 악화로 몸살을 앓고 있다. 상반기 적자에 이어 2분기도 내리막을 걸었다. LED 칩과 패키지 기업 모두 매출과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 중국 LED 업계가 물량을 계속 늘리면서 저가 공세에 나선 탓이다. 글로벌 기업도 저가 전쟁에 가세해 우리 LED 업계는 샌드위치 신세가 됐다.

올 하반기 이후가 더 걱정이다. 정부 지원에 의지하던 중국 업계가 지원 중단을 우려해 지난해 말부터 서둘러 대규모 장비 투자에 나섰다. 이번 투자로 올 하반기나 내년 상반기에 물량이 쏟아져 나온다. 저가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해진다는 뜻이다. 글로벌 기업은 신제품을 연달아 내놓으면서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해 중국기업과 차별화한다. 우리 기업은 시장이 불투명해 시설 투자는 엄두도 못 내고 있고 신제품도 가물에 콩 나듯 내놓고 있으니 대응 자체가 안 된다. 뚜렷한 대책도 세우기 어렵다.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다.

LED 업계는 장기 불황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올 연말이 분기점이다. 힘들게 버텨온 기업들이 구조조정에 들어갈 전망이다. 위기를 앞서 감지한 일부 기업만 생존할 가능성이 높다.

희망이 없지는 않다. 저가 경쟁이 너무 치열해 생산할수록 적자가 되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 앞으로 1년이 고비다. 생산량을 극한으로 늘린 중국기업 스스로 무너질 수 있다. 중국 정부 지원이 끊어지면 붕괴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

신규 시장 확대도 긍정적이다. 내년 하반기를 지나면 자동차 등 새로운 LED 시장 수요가 늘어나 이때까지 살아남은 LED 기업은 수혜를 볼 수 있다. 당장 프리미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생산 물량을 조절하면서 버티면 기회는 온다. 올해는 2보 전진을 위해 1보 후퇴하는 시기다. 때로는 살아남는 기업이 강한 기업이 되기도 하는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