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물 크기 레고로 벽·가구 만든다면?

어릴 적 한 번쯤은 해봤을 놀이인 레고 쌓기를 기억하는가. 최근 실물 크기 레고를 쌓아올려 벽이나 책상 등 가전을 만들어낸 스타트업이 화제다.

스타트업 에버블록(EverBlock)이 레고모양 블록으로 여러 형태 사물을 조립할 수 있는 모듈 시스템을 선보였다고 와이어드가 30일 보도했다. 단순 장난감용은 아니다. 폴리프로필렌 소재를 사용해 만든 블록을 쌓아올려 완벽한 기능을 구현하는 가구를 만들 수 있다. 에버블록이 선보인 블록은 총 14가지 색상에 3가지 크기다. 풀 사이즈는 12인치, 하프 제품은 6인치, 쿼터 블록은 3인치다. 무게도 2~4파운드까지 있다.

스타트업 에버블록(EverBlock)이 실물 크기의 레고모양 블록으로 여러 형태의 사물을 조립할 수 있는 모듈 시스템을 선보였다. 사진은 이 회사의 블록으로 만든 의자 위에서 물구나무 서기를 하고 있는 사람과 블록으로 쌓은 벽. <사진=에버블록>
스타트업 에버블록(EverBlock)이 실물 크기의 레고모양 블록으로 여러 형태의 사물을 조립할 수 있는 모듈 시스템을 선보였다. 사진은 이 회사의 블록으로 만든 의자 위에서 물구나무 서기를 하고 있는 사람과 블록으로 쌓은 벽. <사진=에버블록>

에버블록은 건물을 만들 때 쓰는 벽돌처럼 활용할 수 있다. 물론 블록 크기가 커질수록 만드는 게 어려워진다. 작은 레고는 서로 잘 들어맞는지 보기 쉽고 조립 후 모습을 쉽게 상상할 수 있다. 하지만 실물 크기로 커지면 예상하는 데 한계가 생긴다. 3인치 짜리 벽을 만드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지만 15m 높이 벽을 쌓는 것은 달랐다.

아르논 로잔 에버블록 창업자는 “처음 사업을 시작했을 때 나는 사람들이 레고를 만들 때처럼 구축하는 방법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며 “안전성도 문제로 지적됐다”고 설명했다.

회사 측은 블록을 마치 벽돌처럼 가로, 세로 엇갈려서 쌓아올리는 방식을 택했다. 각각 블록에 전선을 이을 수 있도록 최소 한 개 채널을 만들었다. 나무로 된 은못으로 블록 사이를 잇고 발광다이오드(LED) 띠강(Strinp)으로 휘감았다. 전류를 흘려보내 서로 연결됐는지 확인할 수 있어 안전성을 높였고 디자인도 강화한 셈이다.

로잔 에버블록 창업자는 “이 모듈 시스템은 긴 의자나 커피테이블 등 가구를 쉽게 제작할 수 있다”며 “더 큰 애플리케이션을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집 같은 건축물 구조나 방을 나누는 벽, 예술 작품에 활용하는 게 대표적인 예다.

김주연기자 pill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