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계절 특수 기대하기 어려워진 디스플레이 업계…‘상저하고` 깨졌다

3분기에도 스마트폰 시장 수요 정체와 TV 판매 부진이 지속되면서 하반기 디스플레이 분야 계절적 특수를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일반적으로 8월을 기점으로 실적 상승세가 보이지만 올해는 패널 재고 증가, 가격 하락 등으로 전분기 악순환이 하반기에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중국 경기침체가 최대 변수로 작용해 하반기 성장 동력을 잃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TV 판매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통상적으로 1분기 최저점을 기록한 뒤 상승세를 보이는 구조인데 반해 올해는 2분기 더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하반기에도 업황을 뒤집을 반등 요인이 없다는 평가다.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글로벌 TV 판매 수량은 9791만대로 작년 상반기 1억313만대보다 5.1% 줄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판매량은 15% 넘게 급감하면서 글로벌 시장 점유율도 동반 하락했다. 게다가 올 2분기 세계 TV 출하량은 약 4800만대로, 1분기 대비 189만대 줄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올해 TV 판매량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생산량도 줄였다. 이에 따라 올 하반기 출하량이 크게 늘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TV 판매 부진이 패널 재고량을 늘리면서 패널 가격 또한 지속적으로 하락세다. 위츠뷰에 따르면 8월 하반기 55인치 LCD TV용 패널 가격이 289달러로 2주전에 비해 9달러 하락했다. 32인치 패널 가격은 지난 3월 93.5달러에서 8월 76달러선까지 떨어졌다. 42인치와 50인치 패널 가격도 3% 수준으로 모두 낙폭했다.

업계는 대규모 할인 행사를 진행하는 블랙프라이데이와 크리스마스 등 연말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수요가 예년만큼은 못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분위기를 뒤집기 위해 올해 삼성이 SUHD TV를, LG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를 내세워 시장 성장을 견인하려 했지만 좀처럼 열리질 않고 있다. 특히 가장 수요가 많은 것으로 예상했던 중국이 극심한 경기 침체에 빠지면서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모바일 시장 역시 하반기 신제품 출시가 이어질 예정이지만 이미 성장세가 꺾인 탓에 반전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국내 스마트폰 업체들은 하반기 시장 수요가 전분기 대비해서는 다소 늘어나겠지만 성장세는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스마트와치 등 웨어러블 시장이 떠오르고 있지만 아직 초기 단계라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발 경기 침체 등 시장 환경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 하반기 들어서도 크게 개선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미 지난해부터 이 같은 디스플레이 업황의 전형적인 ‘상저하고’ 흐름이 흐릿해 졌으며 올해도 이러한 패턴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