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산업 기술리더를 찾아서]<11>파워맥스

우리나라에도 일본·독일처럼 전기 분야에 ‘뿌리 깊은 가문(家門)’이 존재한다. 조부는 1940년대 회사를 세워 우리나라 전기·전력사업 기초를 닦았고, 2대 부친은 중전기기 분야 간판기업을 일궜다. 3대 CEO는 중전기기 혁신과 변화를 이끌며 맥을 잇고 있다. 전통 중전기기에 매달리기 보다 에너지 신사업까지 준비하는 미래형 기업이다.

지난해말 파워맥스 직원들이 한국전력 신용인변전소에서 전력주파수조정(FR) ESS용 변압기를 구축하고 있다.
지난해말 파워맥스 직원들이 한국전력 신용인변전소에서 전력주파수조정(FR) ESS용 변압기를 구축하고 있다.

파워맥스(대표 장세창)는 한국전력공사 전신인 남선전기를 이끈 고(故) 장직상 사장과 고(故) 장병찬 이천전기 회장에 이어 3대째 전력기기 사업을 가업처럼 계승한 기업이다.

2000년 이천전기를 모태로 창립, 한국전력 등에 각종 변압기와 비상 발전기·개폐기 등을 공급해온 중전기기 업체다. 업계 최초로 신재생에너지 설비 단점을 보완한 하이브리드 발전시스템을 개발했으며, 최대 전압 69kV에, 80MVA까지 제조 및 설계가 가능한 독보적 기술력을 갖고 있다.

지난 2013년에는 자사 브랜드를 단 발전기 하나로 ‘천만달러 수출탑’을 달성, 몇 안 되는 수출 강소기업으로 거듭났다. 최근엔 기존 유압식과 몰드·고효율 등 배전용 변압기 사업을 넘어 지속성장 가능한 먹거리로 에너지저장장치(ESS)나 고압특수용 시장에 진출해 변화를 이어가고 있다.

파워맥스는 업계 최초로 ESS용 변압기(3권선·5권선)를 개발해 첫 민간 ESS사업인 지난해 한전 주파수조정(FR)용 ESS 사업에 참여해 전력품질 안정화에 기여했다. 유일하게 국가인증을 받은 변압기(3권선·5권선) 기술이 주효했다. 경쟁업체는 ESS용 전력변환장치(PCS)나 배터리 관련 시스템에 집중할 때 중전기 기술과 노하우로 ESS용 특수변압기 개발에 집중했다. 회사가 보유한 다권선 변압기는 안정적인 ESS 운전과 함께 변압기 하나로 다수 ESS용 PCS를 지원하는 고효율 설비다. 파워맥스는 지난해 16㎿ 용량 5.2MVA 5권선 변압기 4대와 3권선 변압기 4대를 서안성과 신용인변전소에 각각 공급했다. 올해 역시 한전 FR용 ESS 구축 사업에서 LG전자 등과 협력해 총 46대 변압기 투입물량 중 30대를 도맡았다.

파워맥스는 ESS시장뿐 아니라 제철소, 신재생에너지 분야 대형 인버터 등 특수 변압기와 기존 비상발전기 위주에서 발전기 사업을 열병합발전기로 확대할 방침이다. 전통 중전기기 산업이 에너지 신산업으로 융합·확대됨에 따른 이 시장에 파고들기 위해서다.

열병합발전, 가스터빈을 이용한 해외 마이크로그리드사업도 추진한다. 지난해 우진산전, 큐아이티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도네시아 마이크로그리드시장 공략에 나섰다. 파워맥스는 ESS와 PCS, 소프트웨어 등 마이크로그리드 시스템 전체를 공급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해 글로벌 경쟁력을 높일 방침이다.

발전기 분야에서도 기존 디젤엔진 비상발전기를 넘어 열병합발전과 가스터빈발전기 등 고부가가치시장에 도전한다. 단품 위주 사업에서 시스템 전체를 공급할 수 있는 ‘토털 솔루션 프로바이더’로 역할하겠다는 비전에서다.

장세창 파워맥스 회장은 “ESS PCS용 변압기와 해외 마이크로그리드, 열병합·가스터빈 발전사업 등 에너지 신산업 분야 신규 비즈니스모델 발굴과 선점에 주력할 것”이라며 “최근 박사급 전문 인력과 해외시장 전문 인력을 충원하는 등 시장 대응 역량을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