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33주년 특집] “상생하는 ‘플랫폼 기업’이 살아남는다”

“지금처럼 변화무쌍한 시장 환경에서 한 기업이 독점적 위치를 계속 유지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경쟁업체가 금방 나오기 때문이죠. 결국 상생 생태계를 조성해 다른 기업과 이익을 나누고 시장에 민감하게 대응하는 업체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그게 바로 ‘플랫폼 기업’입니다.”

노규성 한국디지털정책학회 회장.
노규성 한국디지털정책학회 회장.

노규성 한국디지털정책학회 회장(선문대학교 비즈니스데이터과학 전공 교수)은 기업이 장기간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상생’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복잡·다양해진 소비자 요구에 기업이 혼자 대응하기는 힘들다는 설명이다. 최근 플랫폼 기업이 각광을 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강조했다.

노 회장은 “플랫폼 기업은 공급자와 수요자가 쉽게 만나 원하는 가치를 교환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 더 큰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며 “대표 사례가 미국 애플”이라고 말했다. 그는 “애플은 앱스토어라는 생태계를 만들어 다른 기업에 생존력을 주면서도 상당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며 “스마트폰을 더 많이 판매하는 삼성전자보다 애플 수익성이 좋다는 점에서 플랫폼의 기업 막강한 힘을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우리나라에 진정한 플랫폼 기업이 없는 이유로는 약자를 배려하지 않는 대기업 위주 경제 구조와 중소기업 간 과도한 경쟁, 협소한 내수 시장 등을 꼽았다.

노 회장은 “국내 게임사, 포털사 등이 플랫폼 기업을 추구하고 있지만 아직 ‘군림하는 스타일’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경쟁에 치이는 중소기업은 어쩔 수 없이 이들 기업과 협력하지만 비용 대비 수익이 제대로 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내수 시장이 작은 것도 문제”라며 “내수 시장 자체가 크고 많은 기업이 세계 시장을 겨냥하는 미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시장이 작아 수익을 내기 쉽지 않기 때문에 기업이 비용절감을 우선한다”고 덧붙였다.

노 회장은 정부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상생 생태계 조성을 저해하는 구조를 개선하고 플랫폼 기업 활성화를 위한 정책을 펼쳐야 한다는 설명이다. 대기업은 상생 노력을 직원 평가에 반영하는 등 조직 문화 개선에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 회장은 “정부는 상생 생태계를 해치지 않도록 시장질서를 바로잡고 플랫폼 활성화를 유도해야 한다”며 “불공정 행위에는 보다 엄격하고 약자는 더 배려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기업은 상생지표를 만들어 조직원 평가에 반영해야 한다”며 “눈앞의 성과만 앞세우면 결국 하도급 중소기업을 쥐어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변화가 장기적으로는 기업 성과로 이어진다”며 “종전의 독식·독자 구조를 공생·상생 구조로 바꾸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