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재부터 부품·양산까지 순수 국내 기술로 만든 드론, 일본 빗장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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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로젠-ESV 제휴...시속 80km제품 월 5000대

동체를 구성하는 프레임 소재부터 각종 부품과 완제품 조립까지 순수 국내 기술로 만든 고성능 ‘스포츠 드론’이 일본 시장 빗장을 열었다. 지난 7월 일본으로 선적한 초도물량 220대를 시작으로 매월 5000여대 수출이 이뤄질 전망이다. 현지 총판을 맡은 일본 에이산이 대형 가전양판점 야마다전기 등에 공급한다.

전자부품 제조업체 이에스브이(ESV·대표 이종수)와 드론개발 전문업체 드로젠(대표 이흥신)은 최근 자체 개발한 ‘FPV(First Person View) 드론’의 국내 양산 체계를 갖추고 본격적인 사업에 나섰다. 일본 시장 출시에 이어 조만간 국내 시장에도 선보인다.

수출 제품은 ‘로빗(LOBIT)300GT’와 ‘로빗320R’ 두 가지 모델로 고글을 쓰고 1인칭 시점으로 조종할 수 있다. 시속 80㎞ 이상 고속비행과 공중 연속회전 등이 가능한 고성능 드론이다. 드론 레이싱, 비행 기술 경연 등 영상·사진 촬영에 이어 민간 드론 시장 확대를 이끌고 있는 드론 스포츠 분야를 노렸다.

주요 소재와 부품을 자체 개발, 국내 제조 기반을 활용해 생산했다. 작은 나사부터 핵심 부품인 플라잉 컨트롤보드(FC)와 메인 기판, 동체를 이루는 카본 프레임과 알루미늄 파트 등 전체 90%가 국산이다. 중국산 부품을 조합해 만든 단순 조립품과는 성능, 완성도 등에서 차이가 크다.

성능을 좌우하는 BLDC모터도 드로젠이 개발했다. 납기 일정상 우선 중국에 외주를 맡겼지만 후속 물량부터는 국내에서 제조한 BLDC모터가 들어간다. 전북 소재 BLDC모터 전문 업체와 협력해 금형을 만들고 생산 기반을 갖췄다. 카메라모듈 역시 후속 물량에는 이에스브이가 드론용으로 개발해 국내 제조 라인에서 생산한 제품을 넣는다. 연내 100% 국산화가 이뤄진다.

동체를 구성하는 프레임 소재부터 각종 부품과 완제품 조립까지 순수 국내 기술로 만든 고성능 ‘스포츠 드론’이 일본 시장 빗장을 열었다.전자부품 제조업체 이에스브이와 드론개발 전문업체 드로젠이 자체 개발한 ‘FPV드론’ 양산 체제를 갖추고 본격사업에 나섰다. 드로젠 연구원들이 고글을 쓰고 드론을 조종하고 있다.사진 윤성혁기자 shyoon@etnews.com
동체를 구성하는 프레임 소재부터 각종 부품과 완제품 조립까지 순수 국내 기술로 만든 고성능 ‘스포츠 드론’이 일본 시장 빗장을 열었다.전자부품 제조업체 이에스브이와 드론개발 전문업체 드로젠이 자체 개발한 ‘FPV드론’ 양산 체제를 갖추고 본격사업에 나섰다. 드로젠 연구원들이 고글을 쓰고 드론을 조종하고 있다.사진 윤성혁기자 shyoon@etnews.com

드로젠 ‘로빗’은 올초 공동제작 형태로 만든 180대 소규모 물량이 국내 드론 커뮤니티에 풀리면서 한 차례 화제몰이를 했다. 이후 드로젠과 이에스브이를 비롯한 국내 전문 부품 제조업체가 협력해 대량 생산과 조립에 적합하도록 드론용 부품을 공동 개발, 양산 체계를 갖췄다.

이종수 이에스브이 대표는 “기존 스마트카, 스마트홈 사업에서 검증된 실력과 노하우를 토대로 드로젠과 함께 스포츠 드론 글로벌 1위 기업으로 우뚝 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산 카본 소재로 만들어진 프레임은 중국산 카본 대비 내구성이 뛰어나 비행 중 추락이나 충돌에도 손상될 가능성이 낮다. 원가는 상대적으로 높지만 유통창구 통합과 각 전문 업체 간 적극적 협력, 물류비용 최소화 등으로 성능 대비 높은 가격경쟁력을 확보했다.

면세점 사업 등으로 유명한 일본 대형 유통업체 에이산이 현지 총판을 맡았다. 국내에서는 자체 유통망과 대형마트에서 판매할 계획이며 미국 수출도 준비하고 있다.

이흥신 드로젠 대표는 “중국 등에서 민간 드론 산업을 선점한 가운데 국산 기술과 제조로는 드론 사업을 하기 힘들다는 고정관념을 깨려 했다”며 “향후 지자체와 협력해 드론 스포츠를 문화산업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용어설명 : FPV(First Person View)

원격조종(RC) 비행기나 자동차에 카메라를 장착해 1인칭 시점에서 조종하는 형태를 통칭. 드론 산업에서는 고글을 쓰고 영상을 보며 드론을 조종하는 것을 뜻하며 인기 스포츠로 부상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