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떼고 회춘한 카카오, 초강력 드라이브 예고 김범수 "모바일 집중" 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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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훈 신임 대표 체제 출범을 앞두고 다음카카오 변신에 관심이 집중됐다.

30대 CEO로 관심을 모은 임지훈 신임 대표 내정자는 8월 11일 내정 이후 한 달 동안 외부와 접촉을 끊고 회사 내부 파악에 집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범수 다음카카오 의장
김범수 다음카카오 의장

합병 이후 회사를 이끌어온 이석우·최세훈 공동대표가 당분간 ‘후견인’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이지만, 이 대표 취임 이후 그동안 회사를 이끌어왔던 40대 이상 임원들은 입지 축소가 예상된다.

7월 ‘카카오톡’을 주도한 이제범 신사업총괄이 회사를 떠난데 이어 강준열 최고서비스책임자(CSO, 부사장)도 최근 퇴사했다. ‘창업공신’ 시대를 지나 다음카카오 경영진이 보다 젊은 그룹으로 탈바꿈하는 신호탄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조직개편은 인위적 구조조정보다는 모바일 신사업 재배치 형태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김범수 다음카카오 의장은 최근 전사 직원이 모인 자리에서 “사명 변경은 모바일로 서비스를 집중하겠다는 의미”라며 “(웹 포털에서) 2등 이미지인 다음을 떼어내 모바일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다음카카오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다음은 네이버와 함께 국내 인터넷 생태계를 이끌어온 주인공”이라며 “인력과 노하우를 모바일에 접목하는 차원에서 재배치가 이뤄질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최근 철수 루머가 돌았던 제주 본사는 제주 창조경제혁신센터를 포함해 제주지역 비즈니스를 전담하는 형태로 바꾼다.

기존 매출원은 강화하고 신사업은 수익성을 높인다. 다음카카오 매출 중 광고 다음으로 비중이 높은 게임사업에서 고포류(고스톱·포커 종류)를 포함한 ‘모바일 웹보드게임’ 사업을 시작한다.

선데이토즈, 파티게임즈 등 카카오게임하기 돌풍을 일으켰던 회사와 손잡고 연간 2000억~3000억원대로 추산되는 국내 웹보드게임 시장 파이 키우기에 나선다.

신사업은 ‘카카오 고급택시’와 ‘인터넷은행’ 진출로 수익을 꾀한다. 관심을 모았던 대리운전 사업은 당분간 힘들 것으로 보인다. 지역 대리운전 업체 반발이 심하기 때문이다.

대신 벤츠, BMW 등 고급차와 전담기사로 서비스 격을 높인 카카오 고급택시를 10월부터 서비스한다. 상반기 출시해 누적콜 1600만건을 기록한 카카오택시 수익화를 본격적으로 시도하는 것이다.

KB국민은행,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손잡은 일명 카카오뱅크는 일단 연내 예비인가를 받는 것이 목표다. 내년 본격 시장선점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글로벌 진출은 동남아 시장을 겨냥했다. 지난 5월 인수한 인도네시아 ‘패스’를 교두보로 활용한 다양한 서비스를 검토 중이다.

최재홍 강릉원주대 교수는 “구글 지주사 체제 전환에서 볼 수 있듯이 인터넷 기업은 작고 효율적인 조직으로 빠르게 서비스를 내놓는 것이 중요해졌다”며 “국내 시장에서 모바일 혁신을 주도한 다음카카오가 신성장동력, 글로벌을 목표로 변신을 재촉하는 것은 자연스럽다”고 평가했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