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글로벌 소재 테크페어] "미래 변화 이끌 소재 혁신, 시작은 수요-공급 기업 간 열린 소통에서"

1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5 글로벌 소재 테크페어’에서 패널토의를 하고 있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1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5 글로벌 소재 테크페어’에서 패널토의를 하고 있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어떤 산업이든 중요한 판도 변화는 새로운 혁신적 소재 등장에서 출발한다. 과거 TV 디스플레이 시장을 주름잡던 CRT 브라운관은 고성능 액정 개발로 LCD에 자리를 넘겨줬고 LCD 역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상용화로 시장이 재편되고 있다. 소재 개발이 새로운 경쟁구도를 이끄는 것이다.

최근 사물인터넷(IoT)과 빅데이터, 스마트카, 로봇 등 우리 삶에 많은 변화를 가져올 메가 트렌드가 주목받는다. ‘게임 체인저’ 역할을 맡아온 소재 산업도 새로운 기회이자 도전 상황에 직면했다.

16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15 글로벌 소재 테크페어’에 참여한 글로벌 소재기업 임원은 “소재 혁신은 결국 고객사와 밀접한 협업·소통 관계 속에서 이뤄진다”고 입을 모았다. 소재를 활용하는 고객사와 열린 소통으로 시장 판도를 바꿀 혁신적 소재를 개발할 수 있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이날 윤의준 산업통상자원 R&D전략기획단 주력산업 MD를 좌장으로 진행된 패널토의에는 로리 L 해밀턴 코닝글라스테크놀로지스 상용기술 이사와 신지 다루타니 머크 IC소재 연구개발 대표, 폴커 브래취 실트로닉에이지 글로벌 영업·마케팅 총괄 부사장이 참여했다.

◇도전과 기회 기로에 선 소재 산업

실리콘웨이퍼를 시장에 공급하는 폴커 브래취 실트로닉 에이지 부사장은 최근 주목하고 있는 주요 산업 경향으로 10나노미터(㎚) 이하 디자인과 같은 기술적 변화와 새로운 시장 부상, 경제성 세 가지 도전과제를 꼽았다. 소재와 기기 간 상호작용이 보다 복잡해지고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이 등장하면서 고객이 요구하는 다양성과 경제성의 균형 유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브래취 부사장은 “기술이 반도체 업계에서 극한까지 갔지만 대량 양산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경제성 유지도 쉽지 않다”며 “전체 생태계가 받아들일 수 있을 만한 투자 대비 수익(ROI)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지 다루타니 머크 IC소재 연구개발 대표는 기술 발전으로 발생하는 복잡한 공정 과정을 해결할 수 있는 소재 역할을 제시했다. 반도체 전공정부터 후공정까지 3D 구조 적용이 이뤄지면서 발생하는 복잡하고 많은 프로세스를 새로운 소재로 단순화하는 것이 목표라는 설명이다.

다루타니 대표는 “새로운 소재를 고객에 제안해 문제 함께 해결해 나갈 것”이라며 “새로운 공정과 소재 수준이 언제 성숙할지 예측하기 어렵지만 지속적 노력으로 발전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코닝글라스테크놀로지스는 거의 모든 기기에 장착되면서 출하량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디스플레이 패널과 기기 간 전송이 이뤄지는 데이터 유형 변화에 따른 광통신 인프라 변화에 주목했다. 로리 해밀턴 이사는 “사물인터넷과 빅데이터 시대 속 다양한 폼팩터 확장이 소재 업계에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래 변화 대응방안은 결국 ‘소통’

최근 나타나는 업종 간 경계 붕괴와 지속되는 경제 침체, 각종 환경 규제 등은 소재산업에도 미치는 영향이 크다. 글로벌 소재 기업이 제시하는 대응 방안은 ‘소통’과 ‘협업’으로 귀결됐다.

해밀턴 이사는 “결국 원래 시작했던 근본적 부분으로 돌아갔다”며 ‘업계 리더와 기술적 소통’ ‘소재·공정에 대한 깊은 이해’ ‘빠른 프로토타이핑과 학습 커브’ 세 가지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빠른 환경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체질을 갖춘다는 설명이다.

다루타니 대표는 기술 선두주자·컨소시엄 등과 협업은 물론이고 미래 디바이스 변화를 예측해 소재를 선제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과거 소재 업계가 단순히 기술적 추세를 따르는 것에 머물렀다면 이제는 무엇을 할 수 있고 어떤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지 앞서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브래취 부사장은 “계속해서 바뀌고 있다는 것만이 바뀌지 않는 사실”이라며 “주요 고객은 물론이고 학계, 시장 전문가, 협회·단체 등과 지속 소통하고 스스로 변화해 다양한 시장 조건에 적응할 수 있는 능력 갖추는 것이 소재 기업에 중요한 전략”이라고 말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