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 최고이익률 LG전자...조성진 `혁신제품 전략`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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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6.5% 기록...혁신제품으로 월풀·일렉트로룩스 제쳐

LG전자가 주요 글로벌 가전업체 가운데 최고 수준 영업이익률을 기록 중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 가전사업은 지난 2분기에 매출 4조4853억원, 영업이익 2918억원을 기록했다. 6.5% 영업이익률이다. 이는 주요 글로벌 가전 업체 영업이익률을 크게 웃도는 업계 최고 수준이다. LG전자 가전은 지난 2분기에 2010년 1분기(7.0%) 이후 가장 높은 영업이익률을 나타냈다.

LG전자 H&A 사업본부장 조성진 사장이 남이 하지 않는 제품을 만드는 혁신전략을 통해 2분기중 세계 가전분야에서 최고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사진=전자신문DB
LG전자 H&A 사업본부장 조성진 사장이 남이 하지 않는 제품을 만드는 혁신전략을 통해 2분기중 세계 가전분야에서 최고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사진=전자신문DB

2분기 영업이익률은 월풀이 5.2%, 일렉트로룩스는 2.9%다. 보쉬는 분기 실적을 공개하지 않지만 최근 연간이익률은 2013년 4.9%, 지난해에는 6.2%였다. 삼성전자는 가전 분야를 별도 집계하지 않는다. 영상디스플레이(VD)를 포함한 소비자가전(CE) 부문 영업이익률은 지난 2분기 1.8%였다.

LG전자 내부에서는 고공수익률 배경으로 조성진 H&A사업본부장(사장)의 ‘세상에 없는 제품을 출시한다’는 혁신전략을 꼽는다. 2013년 취임 이후 드럼세탁기와 통돌이 세탁기를 하나로 결합한 트윈워시 세탁기, 얼음 나오는 정수기 냉장고, 코드제로 무선 청소기 등을 차례로 선보였다. 세상에 없던 제품들이다. 의류관리기 스타일러도 조 사장 부임 이후 글로벌 판매 확대에 나섰다.

LG전자 관계자는 “조 사장이 그룹 차원 ‘시장선도’ 키워드에 맞춰 경쟁사에 한발 앞서 혁신형 가전을 선보이는 전략을 펼쳐왔다”고 말했다. 조 사장은 현재 LG전자 가전 전반을 책임지지만 수십년간 세탁기 분야에서 최고 성과를 내왔다. 별명은 ‘미스터 세탁기’다.

LG전자 세탁기는 세계 1위다. 미 시장조사업체 스티븐슨컴퍼니에 따르면 북미시장 상반기 드럼세탁기 LG전자 점유율은 24.3%다. 900달러 이상 프리미엄 제품군에서는 30.1%나 된다.

LG전자에 가전사업은 매우 중요하다. 다른 아이템인 TV와 스마트폰은 아직까지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이들 회복 시점까지 회사를 지탱하는 사업이 백색 가전이다. 가전은 스마트폰처럼 갑작스러운 ‘대박’ 제품이 나오기 쉽지 않다. 반면에 다른 사업에 비해 높은 진입장벽으로 일정 궤도에만 오르면 안정적이고 꾸준한 비즈니스가 가능하다.

조성진 사장은 최근 ‘빌트인’과 ‘오븐’ 사업을 강조한다. LG전자의 차기 병기다. 빌트인은 미국, 유럽 선진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을 추진한다. 권역별 소비자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패키지’를 연내 추가 공개한다.

오븐은 상대적으로 취약하지만 연간 시장 규모가 650억달러에 이르는 미지의 시장이다. 세탁기(약 850억달러), 가정용에어컨(400억달러), 냉장고(400억달러)와 견줄 만하다. 주요 업체 영업이익률이 두 자릿수에 달하는 등 이익률이 좋다. 조 사장은 부임 이후 오븐에만 수백억원을 투자했다. 오븐 매출을 세 배 끌어올리겠다는 목표 때문이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