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LG전자 신형 프리미엄폰 V10, 경쟁력은?

LG전자가 1일 발표한 ‘LG V10’은 기존 G시리즈와 차별화된 새로운 프리미엄 브랜드 ‘V시리즈’ 첫 제품이다. LG전자 프리미엄폰 중 첫 메탈 소재를 사용한 것 외에도 ‘세컨드 스크린’ ‘듀얼 카메라’ ‘비디오 리코딩’ ‘지문인식’ ‘고속충전’ 등 여러 특징을 가졌다.

[이슈분석]LG전자 신형 프리미엄폰 V10, 경쟁력은?

지난 3월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서 “메탈 소재만으로는 경쟁력이 없을 것 같아 여러 대안을 고민 중”이라고 밝힌 조준호 MC사업본부장(사장) 의중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LG전자는 새로운 프리미엄 스마트폰 기준을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세컨드 스크린’으로 사용 편의성 극대화=V10의 가장 큰 특징은 메인 화면과 별도로 작동하는 세컨드 스크린(51.4×7.9㎜)이다. 5.7인치 디스플레이 우측 상단에 작은 직사각형 디스플레이를 하나 더 올린 ‘이형 디스플레이’ 기술을 적용했다. 세컨드 스크린까지 더하면 전체 디스플레이는 5.9인치로 늘어난다.

V10 디스플레이는 실제로는 한 장이지만 메인 디스플레이와 세컨드 스크린이 독립적으로 작동해 두 개 화면처럼 사용할 수 있다. 세컨드 스크린은 메인 화면이 꺼져 있어도 날씨, 시간, 요일, 날짜, 배터리 상태 등 기본 정보와 문자, SNS 등의 알림 정보를 24시간 표시해주는 ‘올웨이즈온(Always-on)’ 기능을 지원한다.

단순히 시간과 날짜 등을 확인하기 위해 스마트폰 화면을 켜는 횟수가 하루 150회가 넘는다는 점을 감안했다. 불필요하게 스마트폰 화면을 켜고 끄는 횟수를 줄일 수 있다. 스마트폰을 가방이나 주머니에 넣어 두거나 책상 위에 뒤집어 놓으면 자동으로 꺼지도록 세심한 부분까지 생각했다.

스마트폰 사용 중에 전화나 문자가 와도 세컨드 스크린으로 확인할 수 있어 편리하다. 또 세컨드 스크린에 자주 쓰는 앱을 등록하면 원하는 앱을 손쉽게 실행할 수 있다. 최근 사용한 앱, 주소록 즐겨 찾기, 음악 재생, 일정, 서명 등 총 6개 멀티태스킹을 지원한다. 최다 다섯 가지 정보를 표시할 수 있다.

◇사진·영상·소재 한 단계 진화=V10의 또 다른 특징은 전면 듀얼 카메라다. V10은 전면에 120도와 80도 화각을 지닌 두 개의 500만화소 셀피 카메라를 탑재했다. 셀피 촬영 시 더 넓은 배경과 더 많은 인물을 담기 위해 셀카봉을 사용한다는 점에 착안, 광각 셀피 카메라를 하나 더 추가했다. 120도 광각 카메라는 같은 거리에서 더 넓은 영역을 사진에 담을 수 있어 셀카봉 없이도 7~8명이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다.

G4에서 선보였던 카메라 전문가 모드에 이어 ‘비디오 전문가 모드’도 탑재했다. 동영상 촬영 시 초점, 셔터스피드, 감도(ISO), 색온도 등을 원하는 대로 조절할 수 있다. 전자식 손떨림 방지(EIS) 칩을 별도 탑재해 전문 캠코더급 손떨림 보정이 가능하다. 16:9뿐만 아니라 극장처럼 21:9 비율로도 촬영이 가능하다. V10은 ‘퀵 비디오 에디터’로 촬영 영상을 쉽고 빠르게 편집하고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스테인리스 스틸과 실리콘 등 차별화된 소재로 견고함을 높였다. LG전자는 ‘스테인리스 스틸 316L’ 소재 듀라 가드(Dura Guard)를 측면 프레임에 적용했다. 후면에는 실리콘 소재 듀라 스킨(Dura Skin)을 사용해 충격과 흠집에 대비했고 미끄러움을 방지했다.

V10은 고성능 전문 오디오 칩세트로 풍부한 음향을 제공한다. 최고 384㎑까지 음질을 높여주는 ‘업샘플링’ 기능으로 스트리밍을 포함한 일반 음원도 원음에 가까운 음향으로 감상할 수 있다. 여기에 퀄컴 ‘퀵 차지’ 2.0 기능으로 40분 안에 배터리 용량을 50%까지 충전할 수 있도록 했다.

◇◇70만원대로 프리미엄 고객 기반 넓힌다=세컨드 스크린과 듀얼 카메라 등 차별화된 기능을 갖췄지만 성공의 관건은 역시 가격이다. LG전자는 V10 출고가를 G3(89만9800원)보다 10만원가량, G4(82만5000원)보다 2만5000원 이상 낮춘 79만9700원으로 책정했다. V10이 경쟁할 아이폰6S는 649달러(약 75만6000원), 갤럭시노트5는 89만9800원이다.

V10은 LG전자 스마트폰 중 처음으로 지문인식 기능을 탑재했다. 지문인식 기능은 AP를 제외한 스마트폰 부품 중 가장 고가에 해당한다. 전면 카메라 모듈도 두 개 장착했다. 따라서 G4보다 낮은 70만원대 가격을 책정하는 데 LG전자는 상당한 고심을 한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스마트폰 출고가가 낮아지는 추세와 국내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반영했다.

조준호 사장은 “가격 결정에 굉장히 많은 고민을 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단통법) 이후 국내 소비자가 프리미엄 제품 구매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더 좋은 제품을 더 많은 고객이 사용하도록 사용자 기반 확대가 필요했다는 게 조 사장 설명이다.

외신에 따르면 애플 아이폰6S는 출시 첫 주말에 1300만대가 팔렸다. 조기 출시 전략을 펼친 삼성전자 갤럭시노트5도 국내 출시 한 달 만에 판매량 50만대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V10이 이들 제품과 정면 승부를 걸어야 하는 상황이다. 70만원대 출고가가 소비자 선택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가을 스마트폰 대전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조 사장은 “V10은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자신만의 문화를 구축하고자 하는 사람의 라이프 스타일을 반영했다”며 “독창적 사용자 경험(US), 강한 내구성, 강력한 영상, 하이엔드 사운드 등 모든 면에서 프리미엄 스마트폰 기준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